<2007-05-01 격주간 제651호>
<4-H인을 찾아> 평생을 농토와 함께한 부부4-H지도자

<전창수 지도자가 부인 양미영 씨와 함께 서양난인 팔레놉프시스 농장에서 활짝 웃고 있다.>
전 창 수 지도자(전 부산농업경영인 회장)

항구의 도시 부산의 바다만큼 푸르고 넓은 대파 농장에서 전창수(53·강서구 명지동) 지도자를 만났다.
전 지도자는 군대를 다녀온 3년을 제외하고 명지동에서 계속 대파 농사를 지어왔다. 4300평의 농지에서 대파 농사를 짓고 있는 전 지도자는 앞서가는 영농인으로서 다른 작물을 찾아보고 시장조사를 하던 중 화훼를 선택하여 시작하게 됐다. 이 작물 사업이 잘 되면 다른 농민들도 같이 시작해서 같이 수익을 나눌 수 있겠다는 마음을 가졌었다고.

앞서가는 영농인의 삶 살아와

지금 약 700평 면적에 팔레놉시스라는 서양란을 재배하며 현재 연간 1억원 이상의 조수익을 올리고 있다. 화훼사업을 시작한 후 1~2년 동안 시장조사했던 것이 잘 맞아 떨어져 호황을 누렸으나 설비자재 유지비 및 묘종값 등 생산 원가가 높아지기 시작하여 예전보다 생산량이 많이 줄었다고. 그리고 호접란을 처음 시작할 때는 묘종을 구하는 것이 어려워 묘종을 구하기만 하면 수익이 났지만 지금은 외국묘종이 대량으로 들어와 많은 화훼농가가 힘든 상태다.
전 지도자는 “이런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해선 국가연구기관이 발전적인 방향으로 국내 묘종을 개발해 자체공급량을 늘려가야 한다”고 말하면서 “꽃 문화가 활성화되어야 농촌이 활성화된다”고 강조했다. 요즘 어떤 결혼식장에는 화환대신 쌀가마가 놓여 있을 정도로 화환에 대한 규제가 심해 화훼농가가 어려움이 많은 상태다.
전창수 지도자는 부인 양미영 씨(49세)와 함께 4-H의 길을 걸어온 4-H부부이다. 두 사람이 부부가 될 수 있도록 만들어 준 것도 4-H라고 한다. 전 지도자는 옛날의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해 4-H활동을 통해 마을의 공동 물품을 마련하거나 기금을 마련해 마을의 발전을 위해 노력했다. 부인 양미영 씨 또한 농업경영인의 아내로서 각종 교육과 활동에 참가하면서 4-H 여성지도자로 많은 활약을 해오고 있다.
전 지도자는 4-H회를 통해 많은 봉사활동을 앞장서서 해왔다. 마을 청소, 꽃동산 가꾸기, 환경보존 활동, 그리고 마을 어른들을 모시고 하는 경로잔치 등 수많은 활동을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진행해 왔다.
특히 추석 전후로 ‘농민 위로의 밤’행사를 주최해 한 해 동안 힘들었던 몸과 마음을 위로해 주는 잔치를 열기도 했다. “그렇게 함께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농민들의 모습을 보면서 큰 보람을 느꼈었다”고 전 지도자는 말한다.
그리고 지금도 많은 곳에서 회의를 진행하거나 어려움 없이 발표할 수 있는 것은 4-H회에서 생활처럼 여겨왔던 회의 생활은 지금의 전 지도자를 만들어준 초석이 됐다.

<4300평의 대파밭 전경>

지역 활성화를 이끄는 일꾼

전 지도자는 4-H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의 발전과 안녕을 위해 많은 일들을 감당하고 있다. 농업경영인 부산광역시 연합회장을 역임했고, 현재 명지농협 이사, 명지동 청년회장, 체육회장 등 지역의 활성화를 위해서 발 벗고 일하는 지역의 일꾼이다.
요즘 4-H회의 활동이 예전처럼 활발하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면서 “예전의 4-H운동은 참으로 순수했다. 나의 만족과 유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진정 다른 사람을 생각하고 지역을 위한 열정을 가지고 했었는데 지금은 그런 모습이 많이 사라진 것 같다”는 전 지도자. 시대가 변하듯이 4-H운동의 변화도 불가피하지만 열정과 순수함은 변함없이 유지되기 원하는 마음이 전해져 왔다.
전지도자는 “요즘 FTA로 많은 농민들이 힘들어하고 있는 이 때에 4-H회원들이 이들의 힘이 되어줘야 한다”고 말한 뒤 현재 4-H회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학생4-H회원들에게 “아침밥을 챙겨먹는 것 같은 작은 것 하나가 농촌을 일으킬 수 있으며 농심을 함양할 수 있는 계기”라고 말했다.
사랑이 큰 만큼 아쉬움도 크듯이 4-H회의 자발적이고 활발한 모습을 되찾기를 원하는 전 지도자는 지금 동의대학에서 법·행정학을 공부하고 있다.
지금까지 이뤄온 것들에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전창수 지도자에게서 좋은 것을 더 좋게 하는 진정한 4-H인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오상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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