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2-15 격주간 제646호>
<영농현장> 돼지띠 청년농업인이 희망의 ‘황금돼지’ 키운다

김병재 회원(경북 영주시4-H연합회)

2007 정해년(丁亥年)이 600년 만에 돌아온다는 ‘황금돼지해’로 알려지면서 ‘황금돼지해 베이비붐’이란 말까지 생겨날 정도로 시끌벅적한 새해를 맞이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황금돼지해’가 우리의 민속과는 거리가 먼, 중국에서 들어온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고, 출산율 저하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요즘,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근거 없는 낭설이라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황금돼지해’라는 것이 새해에는 더 많은 복을 받고 행복하게 살고 싶은 우리들 ‘희망’의 다른 표현이 아닌가 싶다.
우리 농업의 희망은 어디에 있을까? 우리 농업의 희망을 찾아온 곳은 한반도의 남단을 북동과 서남으로 양분하는 소백산맥의 주산인 소백산 자락에 자리 잡은 경상북도 영주시 평은면 오운리. 그곳에서 만난 꿋꿋한 믿음과 성실함으로 3천여 마리 돼지와 함께 우리 농업의 ‘희망’을 만들어가는 돼지띠 청년농업인 김병재 회원(25세). 그는 아직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7개동의 축사에 3천여 마리의 돼지를 키우면서 연매출 8억, 순수익 1억5천~2억이라는 상당한 수입을 올리고 있는, 희망찬 미래를 꿈꾸는 청년농업인이었다.
김병재 회원은 태어날 때 이미 아버지가 돌아가신 유복자였다. 아버지가 안 계셔서 어려움이 있지 않았을까 노파심도 잠시 “큰 농장을 성공적으로 꾸려나가는 비결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일성으로 “가족들의 화합입니다”라고 대답하는 모습에서 김 회원 가족의 끈끈한 가족애를 확인할 수 있었다. 김 회원의 가족은 외할머니, 삼촌, 이모, 어머니가 함께 사는 대가족으로 농장일도 일꾼을 쓰지 않고 가족만으로 함께 도우면서 하고 있었다. 특히 삼촌은 농민회 활동을 하면서 우리 농업·농촌에 대한 투철한 철학을 가진 농민으로서 김 회원의 큰 버팀목이 되고 있었다.
김 회원의 농장에는 어미돼지 240두, 자돈과 비육돈 2천5백두, 번식용 웅돈 9두로 총 3천여두가 자라고 있다. 100~110kg 정도가 나가는 돼지가 가장 육질이 좋으며 이는 생후 165일 정도가 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매주 2차례씩 40~45마리의 돼지를 육가공회사와 대구 축협에 출하한다고 한다.
요즘 김 회원이 가장 애쓰는 일은 축사의 온도, 돼지의 건강상태, 사료 등이 적정한 상태로 유지되도록 확인하고 체크하는 일이다. 돼지 사육에 있어서 가장 어려운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김 회원은 계속 오르는 사료 값과 변동이 심한 판매가격 그리고 습도와 온도의 관리를 들었다. 특히 돼지는 습도와 온도에 매우 민감하다고 한다. 예를 들어 온도계로는 동일한 25℃이지만 더운 25℃와 쌀쌀한 25℃를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한다. 김 회원은 이제 그 정도는 느낌으로 구분할 수 있는 경지가 되었다고 한다.

 <건강한 새끼 돼지의 예쁜 모스(왼쪽)과 영주시농업기술센터 김병각 지도사와 함꼐(오른쪽)>
고교 졸업 후 수많은 시행착오 끝 결실

중학교 때 삼촌과 어머니가 150마리로 시작한 양돈을 고교 졸업 이후 자신의 손으로 현재의 수준으로 성장시키기까지 오로지 자신의 경험으로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서 현재의 기술과 실력을 쌓아왔다는 김 회원의 말에서 자신감과 긍지를 느낄 수 있었다. ‘좋은 것을 더욱 좋게’하는 4-H생활이 양돈 분야에서 최고의 기술과 실력을 만들어가고 있을 것이리라. 또한 무엇보다도 “돼지에 반했다. 새끼돼지의 눈을 보면 그렇게 예쁠 수가 없다. 집에서 키우는 돼지는 잡아먹은 적이 없다”는 김 회원의 돼지 사랑을 엿볼 수 있었다. 김 회원처럼 자신의 일을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누구나 성공을 이룰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김 회원은 3년째 4-H활동을 하면서 젊은 농업인들과의 정보 교류에 큰 도움을 받고 있으며 양돈인 2세 모임인 ‘영주 젊은 양돈인’에도 참가하고 있다. 영농에 바빠 4-H활동에 좀더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해 아쉽다는 김 회원은 올해에는 영주시4-H연합회 부회장을 자진해서 맡아 영주시 4-H만의 특색활동을 추진해보고 싶다는 포부도 가지고 있었다. 4-H회원들에게 농업에 관련된 교육이나 지원뿐만 아니라 삶을 제대로 살아가는 법까지 깨달아가도록 도와주고자 항상 애쓰는 영주시 농업기술센터 김병각 지도사는 스스로 목표를 정해가며 성취해나가는 김 회원의 건실함을 칭찬하는데 전혀 인색함이 없었다.

지역 특색 살린 4-H활동 펼치고파

김 회원은 “우리 농촌에 젊은 사람들이 많으면 좋겠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에서 제반 여건 조성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하기도 하였다.
결혼과 대학 진학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무작정 달려가기보다는 차근차근 내실 있게 검토해보고 준비하는 김 회원은 어떠한 고난에도 굴하지 않고 성공을 위한 믿음으로 묵묵히 농업인의 길을 걸어가는 우리 농업·농촌의 미래를 짊어질 희망, ‘황금돼지’가 아닐까.
 〈김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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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석 음...... [2007-02-21 오후 9:4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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