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2-15 격주간 제646호>
< Cinema & Video >가볍고 낙천적인 우디 알렌

스 쿠 프

‘스쿠프’는 우디 알렌이 그동안 만들었던 심각한 코미디영화라기 보다는 가벼우면서도 우스꽝스러운 영화다. 생각과 함께하는 웃음을 던져주었던 이전 영화들에 비해 조금 가벼운 ‘낄낄거림’에 더 비중이 있다. 줄거리만 놓고 본다면 코미디보다는 범죄 스릴러에 가깝다.
대학신문사 기자인 미국인 산드라(스칼렛 요한슨)는 런던 친구의 집에서 여름을 보내기 위해 온다. 런던을 구경하던 도중 마술사 시드니(우디 알렌)의 쇼를 보러 갔다가 이상한 일을 겪게 된다. 얼마 전 사망한 스타 기자 조스트 롬벨을 마법 상자 안에서 만난다. 그리고 그는 산드라에게 백만장자 백작 피터(휴 잭맨)가 최근 일어난 연쇄 살인 사건의 범인이라는 이야기를 해준다.
산드라는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 시드니와 함께 피터에게 접근한다. 하지만 피터는 돈 많고 멋지고 잘생긴 남자였다. 산드라는 피터에게 접근해 살인의 단서를 얻으려고 하지만 그의 매력에 점점 빠져든다. 피터 역시 산드라에게 관심을 갖고 점점 구애를 하기 시작한다. 산드라는 살인자에 대한 추적보다는 백작 남자와의 사랑에 더 끌린다.
결국 다른 사람이 연쇄살인범으로 잡히고, 산드라는 피터를 의심했던 것을 고백하고 두 사람의 사랑이 이루어지려는 듯 보인다. 그런데 그동안 사건에 별 관심 없었던 시드니는 우연히 얻었던 단서 중에 그가 살인범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바로 연쇄살인 중에 하나를 그가 했을 지도 모른다는 가정으로 혼자 사건을 추적해 본다. 그런데 바로 피터가 연쇄살인으로 위장하여 살인을 한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피터와 달콤한 사랑을 나누고 있는 산드라를 구하기 위해 그의 집으로 향한다.
범죄 스릴러 같은 이야기 구조지만 이 영화는 가벼운 로맨틱 코미디다. 작년 이맘때 개봉했던 우리 영화 ‘달콤, 살벌한 연인’이 살인과 피가 나오지만 로맨틱한 사랑이야기였듯 ‘스쿠프’ 역시 연쇄살인의 어두운 무거움과는 상관없는 가볍고 즐거운 영화다.
무거운 것들을 가볍게 만드는 것이 바로 ‘우디 알렌’ 영화의 매력이다. 살인, 죽음을 별일 아닌 듯 가벼운 일처럼 조롱하는 그의 시선이 ‘스쿠프’ 속에서도 간간히 드러난다. 하지만 다른 영화들에 비해 유난히 가볍다. 마치 ‘우디 알렌’의 영화가 아무런 걱정 없이 뛰어노는 아이들의 재잘거림처럼 느껴진다. 가벼움이란 삶에 대한 고단한 무게에 자유로움을 준다. ‘스쿠프’ 속에서 무거울 수밖에 없는 장르와 주제에서 벗어나 한 없이 가벼운 낄낄거림을 만끽해보자. 〈손광수 / 시나리오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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