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5-15 격주간 제853호>
[영농현장] 4대(代)를 이어 가는 것에 자부심 느끼는 청년농사꾼

맑게 갠 하늘이 유난히 반가운 봄의 끝자락, 두 시간 남짓 중부고속도로를 달려 도착한 고추의 고장 음성에서 정천구 충청북도4-H연합회 부회장(충북 음성군 금왕읍 도장길)을 만났다. 증조할아버지부터 할아버지, 아버지에 이어 4대(代)째 인삼경작을 하고 있는 정천구 부회장은, 섭씨 30℃가 육박하는 이른 더위 속에서도 지난 3월에 파종한 인삼밭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아버지와 함께 천일인삼영농조합법인을 운영하다가 작년부터는 저의 이름으로 된 인삼밭을 얻어 경작을 시작했습니다.”
학창시절부터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도와 인삼경작과 학업을 병행했다는 정천구 부회장. 그는 현재 4만9586㎡의 밭과 9917㎡의 하우스에서 인삼과 종묘삼 그리고 새싹삼을 생산하고 있는데, 농장에서 재배한 인삼과 홍삼을 지역 축제에서 부담 없는 가격으로 판매하며 고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소비자중심의 직거래로 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합리적인 가격, 우수한 품질의 인삼에 만족하는 소비자가 직접 농장을 찾아올 정도로 그 인기가 높습니다.”
정천구 부회장은 바른 먹거리, 안전한 식탁을 중요하게 생각해, 고품질의 우수한 인삼 생산과 소비자가 인삼은 비싸고 복용하기가 어렵다는 통념을 깨고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었다. 한국식품원 우리술 전문가 양성과정, 농산물 유통마케팅(심화)과정, 유용미생물환경센터 환경농업학교 267기 과정 등을 수료했으며, 무인방제 생력화기술 등의 신기술을 도입해 생산비를 낮췄다. 또한 인삼 가공시설을 구축하고 FDA인증 홍삼엑기스와 농축액 그리고 홍삼절편 등을 생산하고 있다. 이처럼 인삼경작 분야에서 뛰어난 능력을 보이고 있는 정천구 부회장. 그는 처음부터 아버지를 이어 인심경작을 할 뜻은 없었단다.
“농장을 돕지 않고 그저 놀고 싶은 마음에 학창시절에는 주말과 학교 방학이 싫었습니다. 20대초에는 친구가 ‘야, 우리 농사나 짓고 살자~’라 하면, 저는 ‘싫어! 난 농사 안 할 거야!’ 라고 했죠. 하지만 부모님의 적극적인 권유로 마음을 바꾸게 됐습니다.”
그렇게 국립충주대학교 정보제어공학과를 졸업하고 스피커 제조 및 연구개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정천구 엔지니어는 이제 대(代)를 이어간다는 것에 자부심을 지닌 청년농부 정천구가 됐다.
지난 2011년 음성군4-H연합회원으로 활동을 시작한 정천구 부회장. 그는 4-H과제포운영, 불우이웃 돕기, 영농4-H 현장견학 등 다양한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그리고 회원들로부터 그 활동을 인정받아 군4-H연합회 부회장, 군4-H연합회장, 충북도4-H연합회 사무국장을 거쳐 지난해부터는 충북도4-H연합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정천구 부회장은 모든 자리에는 책임감이 따른다는 신념을 갖고 바쁜 영농생활 중에도 연시총회, 월례회의, 야영교육 등의 군 행사와 도4-H연합회 임원회의, 충북4-H대상, 중앙4-H경진대회 등 도 및 중앙 행사에 빠짐없이 참여하고 있다. 또한 회원 배가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특히 학생4-H회원들의 교육에 힘쓰고 있다.
“제가 무극중학교4-H회 출신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학생회원들을 보면 애정이 가더라구요. 학생회원들이 길에서 저를 알아보고 먼저 인사를 해주거나 야영교육이 너무 재미있었고 또 가고 싶다는 말을 들을 때면 후배들을 위해 더욱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됩니다.”
바쁜 영농생활 속에서도 남다른 열정을 가지고 4-H와 후배를 생각하는 정천구 부회장. 앞으로 인삼경작과 4-H에서 큰 역할을 할 정천구 부회장의 미래가 더욱 기대된다. 〈배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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