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2-15 격주간 제843호>
[지도자 탐방] “4-H이념과 활동은 내 삶의 밑그림이 되었다”
김 정 만 지도자 (전남 장성군 삼계농협조합장)

김정만 삼계농협조합장은 1983년 장성군4-H연합회장 출신으로 지역농업의 발전과 농업인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힘쓰고 있다.
‘생명의 땅’인 호남평야의 추수 끝난 들판은 그저 평화스럽기만 하다. 그럼에도 지난봄부터 저 들판을 가꿔온 농민들의 마음은 흐린 초겨울 날씨만큼이나 을씨년스럽다. 쌀값은 20여년 전으로 후퇴하고, AI가 급속히 전국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서도 있는 힘을 다해 우리 농업과 농촌을 지키고 농업인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힘쓰고 있는 야전사령관을 만났다. 바로 전남 장성군 삼계농업협동조합 김정만 조합장(59·전남 장성군 삼계면 사창로 66)이다.
“농촌은 고령화로 인해 겨우 유지하는데 급급한 게 사실입니다. 농업 생산성은 떨어지고 소득은 제자리이거나 뒷걸음질 치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심정으로 우리 농업의 현실에 대해 이야기하는 김 조합장의 애타는 심정이 느껴졌다. 그는 농업의 전문화와 6차산업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를 위해서는 젊은 후계인력 육성이 중요하고, 결국 4-H가 그 역할을 해야 된다고 역설했다.
그는 현재 2선 조합장이다. 지난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조합장을 맡아 농업인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조합이 되도록 힘썼다. 지난해 농업인들의 신임으로 다시 조합장을 맡았다. 농업인들이 좋은 농산물을 생산하고 농협이 판매를 하기 위해 최신 시설을 갖춘 농산물산지유통센터를 건립했다. 모두 1만6500㎡ 규모로 여기에는 학교급식센터와 과일선과장도 함께 있다.
김정만 조합장이 농업인으로서 지역농업을 지키는 파수꾼이 된 것은 4-H 덕분이라는 게 본인과 취재에 함께한 김선희 장성군4-H본부 회장과 배영식 삼계면장의 공통된 말이다. 김 조합장은 군대를 제대하던 지난 1981년부터 4-H활동을 시작했다. 삼계면 상도리 도동4-H회였다. 여기서 4-H이념을 가슴에 새기고 4-H서약과 4-H노래를 부르며 4-H인으로 성장했다. 집에서는 부친과 함께 사과나무를 심고 가꾸며 농업에서 희망찬 푸른 꿈을 키웠다. 그동안 시행착오와 난관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지금도 농업인이 된 것을 후회한 적이 없다고 한다.
1983년에는 장성군4-H연합회장을 맡아 리더로서 활동했다. 또 이때부터 전남도4-H연합회 임원도 같이 맡으면서 타지역 4-H회원들과 교류하게 됐다. 1983년도에 제3대 한국4-H중앙연합회장을 역임한, 현재 이홍기 한국4-H본부 회장과도 이때 처음 만났다고 한다.
취재에 동행한 배영식 삼계면장(왼쪽)과 김선희 장성군4-H본부 회장(오른쪽).
4-H활동을 하면서 시군단위와 도단위, 중앙단위에서 열린 4-H경진대회에도 참가했다. 과수전정부문에 참가해 ‘체’상을 받기도 했다고 회상한다. 이러한 활동을 하며 차세대 농업인으로서 전문성도 기르고, 인간관계의 폭을 넓히는 한편, 조직을 운영하며 리더십을 기를 수 있었다.
“4-H이념은 내 삶의 밑그림이 되었습니다. 4-H활동은 내가 사회생활을 하고 살아가는데 실질적인 보탬이 되었어요.”
이렇게 말하는 김 조합장은 4-H회원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마을에 청소년들이 많았을 당시에는 마을단위에서 영농활동을 하는 4-H가 주를 이뤘었다. 하지만 지금은 학생4-H회원이 대부분이고 적은 숫자의 청년농업인4-H회원들은 시군단위로 활동하고 있다. 과거 4-H 전성시대라고 불렸던 70~80년대는 농협이 4-H와 함께했다. 4-H회원은 바로 농협의 차세대 조합원이었다. 지금 한국4-H본부와 농협중앙회는 후계세대 육성을 위한 협력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김정만 조합장을 비롯해 4-H출신 농협조합장들이 지역에서부터 4-H회를 육성한다면 다시 한 번 4-H의 부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김 조합장은 힘을 보태겠다고 했다. 농협과 함께하는 4-H활동으로 제2, 제3의 농업·농촌의 파수꾼 김정만 조합장이 탄생하기를 기대해 본다. 
〈조두현 사무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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