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승 환 회원 (충북 증평군4-H연합회장)

고등학교에 다닐 때만해도 프로듀서, 방송작가 등 방송관련 직종에 남다른 관심을 지니고 살았다는 이승환 증평군4-H연합회장(29·충북 증평군 도안면 송정리). 하지만 그는 군복무를 하며 인생의 항로 결정에 중대 전환기를 맞았단다.
“구제역이 온 나라를 뒤덮어 축산농가의 시름이 깊어진 시기가 있었죠.”라고 말문을 연 이승환 회장. 그 시절 대민봉사활동 차원의 구제역 방역차 운전병으로 복무하면서 새삼 축산에 관해 호기심을 갖게 됐다고.
군복무 후 충북대학교 축산학과에 입학하며 그토록 갈망하던 축산에 관한 기본적인 소양과 지식을 쌓았다는 이승환 회장은, 현재 한우 150두, 육우 100두 등 총 250두를 홀로 키우고 있으며 연수익 2억원을 올리고 있다. 1남 3녀의 막내로 태어나 적지 않은 소를 혼자 키우는 일상이 가끔은 힘에 부치기도 하다는 이승환 회장. 그러나 타고난 근면함과 더불어 후천적으로 갈고닦은 탐구력과 문제해결능력을 바탕으로 영농에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
“오래전부터 소 분뇨로 발생하는 축사의 악취 제거에 큰 관심을 가졌습니다.”라는 이 회장은, 지난해 증평군농업기술센터로부터 유용미생물(EM)을 분양받아 축사에서 직접 미생물 종류별시험과 농도시험 등을 실시해 분뇨로 인한 악취를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노하우를 터득했단다.
이승환 회장의 뛰어난 실험정신은 지역사회에서도 정평이 나있어 취재에 함께한 김덕태 증평군농업기술센터 인력육성팀장은 거들었다. “이 회장은 본인의 축사에서 활용한 미생물들을 다른 고품질 농산물 생산에도 응용하는 능력을 뽐냈습니다.”라며, 3000㎡ 면적에서 재배하는 벼와 1만㎡ 면적에서 재배하는 옥수수에도 그 실험정신을 발휘했단다. 특히 그 노하우를 동료회원들 및 이웃 주민들과 적극적으로 공유해 지역농가의 소득 향상과 경영비 절감을 위해 큰 공을 세웠다고 덧붙였다.
한편 2009년 증평군4-H연합회에 가입하며 네잎클로버의 세상에 빠져 들었다는 이승환 회장은, 지난해부터는 증평군4-H연합회장, 올해엔 충청북도4-H연합회 사무국장을 맡으며 도연합회의 살림살이까지 건실하게 수행하고 있었다. 4-H활동에 있어서 무엇보다 ‘공동체 의식’ 함양을 강조하는 이 회장은, 다양한 4-H활동 가운데 동료회원들과 함께하는 공동과제포 활동이 가장 으뜸이라고 치켜세웠다. “지난해엔 옥수수, 방울양배추, 쌈채류 등 우리 지역에 맞는 신품종 작물 탐색을 위해 660㎡ 과제포를 회원들과 합심해서 조성했습니다.”라는 이승환 회장.
이렇게 과제포에서 생산된 농산물은 지역 노인병원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기부해 4-H의 고귀한 봉사정신을 더했단다.
또한 올해엔 새로이 고구마 과제포 1650㎡를 조성해 회원들과 왕성하게 활동을 펼쳤다는 이승환 회장. “이번에 만든 과제포는 청년4-H회원들만을 위한 공간을 탈피해 지역의 학생들이 수시로 드나들 수 있는 체험농장으로도 활용했습니다.”라며, 청소년들에게 자연과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산실로 만든 것에 큰 자부심을 드러냈다.
더욱이 고구마 과제포에서 얻은 수익금 300만원을 최근 치러진 농업인의 날 행사에 군민장학금으로 기탁해 지역민들로부터 많은 찬사를 받은 것은 유명한 일화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4-H활동을 통해 주변 사람들과 함께 소통하고, 나누며, 기뻐할 줄 아는‘소나기’같은 존재가 될 거에요.”라고 환한 미소를 내비치는 이승환 회장.
이 회장의 희망찬 목소리가 날이 갈수록 가물어가는 우리 농업·농촌의 현실에 반가운 소나기가 되어 퍼져가기를 기대해 본다.
 〈정호주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