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2-01 격주간 제842호>
[시 론] 농촌부흥운동에서 시작된 4-H운동 재조명
"어려운 농업·농촌의 상황을 극복해 나가는데 4-H인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김 학 주 (전라북도농업기술원장)

4-H운동이 이 땅에 도입된 것은 1945년 해방직후. 낙후된 농촌부흥운동으로 시작해 1952년 정부의 국가시책사업으로 채택되어 전국으로 확대됐다. 내년이면 바야흐로 70주년을 맞는 4-H운동. 초창기 도입기와 경제개발 시기를 거쳐 글로벌시대 신자유주의경제체제로 대변되는 오늘날 현실에서 예전의 방식으로 4-H운동을 펼쳐 나가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고 본다.
영농과 학교4-H회로 분리하여 그동안 농촌부흥과 영농후계세대 육성에 역점을 두었던 육성방향을 농업과 환경·생명운동으로 변화시켜가면서, 자연·농촌사랑 정신을 심어주기 위한 각종 교육 및 연수 활동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정보화 및 리더십교육, 도농교류확대,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청소년활동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70여년의 역사를 지닌 4-H운동을 전개했던 사람들은 전국 도처에 살고 있으며, 나름대로 지역사회에서 역량을 발휘해 지도자로서 역할을 다하고 있다.
또한 대도시에서 살아가지만 항상 마음속에는 고향을 생각하는 4-H인 출신들이 있어서 4-H라고 하면 고개를 끄덕이는 잠재적 4-H인들이 많은데, 그분들이 능력과 활동을 펼칠 수 있는 기회와 동기를 만들어 줘야 할 것이다.
지금의 농업인과 농업생산력만 가지고는 글로벌화 시대에 대응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고, 어려운 농업·농촌의 상황을 극복해 나가는데 4-H인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며 선봉장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전북의 4-H운동은 1952년 익산을 중심으로 14개 시군으로 확대됐다. 70~80년대 새마을운동과 더불어 농촌부흥운동에 기여해 오다가 도시공업화의 확산으로 젊은이들의 이농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자원 감소에 따른 영농과 학생4-H회로 분리가 돼 영농4-H회원은 21세기 전북 농업을 이끌어 나갈 수 있는 후계세대 육성에 역점을 두고 있다. 한국농수산대학 졸업 후 농촌에 정착한 인재들이 영농4-H회에 합류하면서 영농4-H회 자원은 500여명을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과거 4-H활동을 했던 선배 회원들로 구성된 지금의 4-H본부는 1971년 크로바동지회로 출범해 1981년 농촌청년동지회로 활동해 왔다. 이후 1991년 (사)한국4-H연맹 전북지부로 출범해 14개 시군으로 조직을 확대 개편했고, 2008년 4월 4-H후원회와 4-H본부를 통합하여 (사)전라북도4-H본부로 재탄생했다.
이후 4-H운동을 범도민운동으로 승화 발전시켜나가고, 현역4-H회원들의 활동을 적극 지원하여 농촌핵심리더로 육성해 나가는데 역할과 책임을 다하고 있다.
우리 전북은 직능별 4-H조직 육성을 위해 ‘좋은 것을 더욱 좋게, 실천으로 배우자’라는 슬로건 아래, 건전하고 생산적인 직능별 4-H조직 육성을 위해 연간 14억원의 사업비를 지원하고 있다.
특히 영농4-H회원을 중심으로 신기술을 접목한 차세대 영농인 육성을 위해 9억원의 사업비를 지원하여 선진영농기술 습득과 경영마인드가 갖춰진 우수한 젊은이들이 조기에 정착해 지역농업을 선도하고 주민들의 계몽 활동을 통한 제2의 농촌운동으로 승화 발전시켜 나가는데 앞장서고 있다.
또한 도내 100여개의 학교4-H회 3300여명을 대상으로 생명농업 희망찾기 봉사활동과 농심함양을 위한 과제활동을 지원해 건전한 청소년육성에 역점을 두고 있다.
전북은 과거 4-H운동을 펼쳤던 회원들이 타 지역보다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OB회원들이 지역사회 핵심리더로 그 역할과 후원을 다하고 있고, 특히 고 이경해 열사를 비롯한 다수가 지방자치단체와 광역기초의회에 입성하여 농업과 농촌발전에 기여하고 있으며, 아직도 도내에서는 2500여명의 선배 회원들이 저마다 역할을 다하고 있다. 4-H운동이 과거 농촌부흥운동과 더불어 식량의 자급자족을 주도해 왔으며, 농촌운동의 기초가 되었다는 점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지금 우리 농업과 농촌이 FTA·DDA협상 등 농산물시장 개방과 국제 원유가 인상으로 농자재 값은 오르고 농촌인구는 고령화 되어 영농에 종사할 인력부족으로 더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과거의 4-H운동과 새마을운동을 접목한 농촌부흥운동으로 재조명하여 농촌에 희망을 불어 넣을 수 있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농촌진흥기관의 4-H육성 방향 전환과 지역사회 지도자들의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자립 능력을 길러 21세기 한국 농업의 주춧돌로 키워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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