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8-15 격주간 제835호>
[이 한권의 책]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현실과 현실 너머에 대하여

이 종 완 지도교사(강릉 문성고4-H회)

현대사회는 정보의 홍수시대다. 수없이 많은 정보가 쏟아져 들어오고 한순간 쓰레기처럼 폐기되기도 한다. 살아가면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지식과 정보를 습득하고 버리는 작업을 되풀이해야 할까?
삶의 장면에서 다른 이들과 대화하고 소통하기 위해 우리는 어떤 공통분모를 준비해야 할까라는 고민과 생각에서 이번에 소개할 책으로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을 선택했다.
저마다 취미와 특기 또는, 생업을 위해 다양한 지식을 습득하지만 실제 전문적인 지식은 직장을 위한 깊은 지식이, 일상적인 대화와 생활의 장면에서는 교양과 인문학의 넓고 얕은 지식이 우리를 대화의 장면으로 초대한다.
이 책은 현실 세계에서 일어나는 역사, 경제, 정치, 사회, 원리 분야를 알아보는데 인간의 정신 영역과 관련한 현실너머의 세계를 다루고 있다. 진리의 기본적 속성은 절대성, 보편성, 불변성인데 의심하기 어려운 속성을 충족하는 것들이 과연 존재하는가 하는 물음에 ‘있다, 없다, 모르겠다, 상관없다’로 나누어 생각해 보게 되는데, 논리적으로 가능한 답변은 절대주의적 입장의 ‘있다’와 상대주의적 입장의 ‘없다’로 나눌 수 있다.
인간의 감각을 넘어서는 존재나 진리 같은 초월적 본질은 알 수 없다는 불가지론 입장의 ‘모르겠다’와 하나의 삶의 윤리와도 같은 실용주의 측면의 ‘상관없다’라는 답변이 있는데 이 중 절대주의와 상대주의를 중심으로 논의를 전개해 나간다.
원시시대의 진리는 자연신(自然神)인데 고대의 진리는 신화였다. 풍요는 어머니이고 가뭄은 외면이며 폭풍은 분노이고 무지개는 신성이었다. 그리스 로마신화의 인물들은 문학 속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세계에 실제 진리로 존재했다.
중세에서는 유대교, 그리스도교, 이슬람교에 등장하는 진리로 신은 초월적이고 절대적 존재로 등장한다. 유일신의 옷을 입고 절대성, 보편성, 불변성을 갖춘 우주창조주로 인류역사에 천년 이상의 시간을 진리로 집권한다. 또한 왕의 권력을 정당화 해주는 역할도 함께 수행하게 된다. 근대에 이르러 진리의 왕좌는 이성이 차지하게 되는데 수학, 물리학, 철학의 영역이 다른 학문을 하는 모든 토대의 뿌리가 된다. 원시시대에 생산수단의 탄생으로 생산물이 늘어나고, 그것은 권력을 발생시키게 된다. 시간이 흘러 지속적으로 생산수단을 이용해 지배계층이 생겨나고 왕과 노예제도가 종교를 통해 지배체제를 공고히 하게 된다. 중세 봉건사회에 이르러 계급은 더욱 세분화되고 서구 사회의 문화는 그리스 로마신화에 뿌리를 두고 있는 헬레니즘과 그리스도교에 뿌리를 둔 헤브라이즘으로 나누어지는데 천년의 시간동안 국왕은 신으로부터 통치권한을 인정받은 존재로 안정된 사회를 유지한다. 상업의 발달로 사회적 분위기가 흔들리는데 공장의 발생으로 작업의 효율이 이루어지고 부를 축척하게 된 부르주아 계급은 경제력을 바탕으로 사회에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구 권력인 왕과 영주들은 장원을 생산수단으로 소유하고 종교로부터 지배의 정당성을 얻고, 신 권력인 부르주아들은 공장과 상업수단을 소유하고 이성으로부터 권력의 정당성을 얻었다. 두 권력이 충돌하여 신 권력이 이기게 되는 대표적 사례가 프랑스 대혁명이다. 이것을 계기로 지배받지 않는 자유인이 인류 역사상 처음 대량으로 등장한다.
근대에 와서 생산수단을 소유했느냐의 여부로 부르주아와 프롤레타리아라는 계급으로 구분되게 된다. 산업혁명에 의해 자본주의가 발생하게 되고 대량생산과 화폐경제를 만나게 되면서 공급과잉이라는 자본주의의 특성을 만든다. 미국은 뉴딜정책으로 정부가 인위적으로 개입하여 문제를 수정한다는 ‘수정자본주의’로 댐 건설 등 공공사업을 추진해 노동자에게 임금을 주고 상품 생산으로 소득이 늘어나게 하여 성공을 거두게 된다. 러시아는 자본주의를 철폐하고 공산주의 경제체제를 선택해 점진적으로 안정적인 경제 성장을 이룬다. 독일의 경우는 군국화를 통해 전쟁에 이긴다면 전쟁 배상금을 물지도 않고 공급과잉을 해소 한다는 생각으로 경제위기에 있던 일본과 동맹관계를 이루며 공급과잉을 해소하기 위해 제2차 세계대전을 벌이게 된다. 이후의 자세한 내용은 직접 책에서 확인을 하여 인문학에 대한 소양을 넓혀가기 바란다. 모순되고 복잡한 사회 구조 속에서 살아가기 위해 인문학적 소양을 갖춰 그 속에서 나의 정체성을 찾고 종교와 과학, 역사 등에 이르는 최소한의 지식을 탐독하는 것이 인문학이라는 커다란 방을 향해 첫 문을 여는 작업이 될 것이다. 〈채사장 지음 / 한빛비즈 펴냄 / 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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