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6-01 격주간 제830호>
[시 론] 리더에게 있어 발상의 전환이란 얼마나 중요한가

"어느 시대에나 한 조직을 이끄는 리더의 판단과 결정은 곧바로 그 조직의 흥망으로 직결된다"

- 중국 하(夏)나라 우왕(禹王) 사문명(文命)의 사례 -

하 태 승 (한국4-H본부 사무총장)

과거나 현재 그리고 미래에 지도자가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이 있다면 리더십과 지혜가 아닐까 생각된다. 고대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치열한 경쟁이 연이어 벌어지는 세상에서 조직을 이끄는 리더의 판단력과 책임감은 막중하다. 역사적으로 최고 결정권자인 리더 단 한사람의 판단과 결정에 의해 그 조직이 흥하거나 또는 쇠락해가는 모습을 우리는 셀 수 없이 목격해 왔다.
여기 발상의 전환으로 인류사회의 커다란 고난을 해결하고 동시에 세상을 찬란하게 발전시킨 어느 위대한 리더의 사례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 중국 최초의 통일 국가는 하(夏)나라이며 그 하나라의 창시자는 우왕(禹王)으로 이름은 사문명(文命)이다.
중국의 창세신화를 보면 반고(盤古)라는 신(神)이 천지만물을 창조했으며, 삼황(三皇)이라는 황(皇)의 칭호를 받은 3명의 지도자와 그 이후 오제(五帝)라는 제(帝)의 칭호를 받은 5명의 지도자가 농업과 어업, 상업과 수공업, 그리고 의학 등을 백성들에게 가르쳤다고 한다.
이 오제(五帝) 가운데 시기적으로 가장 마지막 두 명이 요(堯)임금과 순(舜)임금으로 보통 요순시대라는 말로 익히 알려져 있다. 이것은 요임금과 순임금이 정치를 너무 잘하여 백성들 모두가 행복하게 살았기에 찬란한 태평성대를 이르는 말로 요즘 사람들에게도 자주 회자되고 있다. 당시 중국의 군주였던 요임금은 사문명의 아버지인 곤()이라는 사람에게 중국 북부를 가로지르는 큰 강인 황하(黃河)의 치수(治水)사업을 맡겼다.
치수란 장마철 불어나는 강물로 인해 발생되는 홍수를 제어하는 방책을 말한다. 또한 일부의 물을 잘 저장해 두어 가뭄 때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 역시 치수의 범위에 들어간다.
이렇게 홍수를 잘 제어해야만 인명(人命)을 보존할 수 있는 것이고 물을 잘 저장해 두어야 농사를 망치지 않고 생산력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치수란 고대로부터 오늘날까지 사람의 생활에 있어 너무나 중요한 일이므로 그 담당자는 막중한 책임이 뒤따랐다. 따라서 요임금이 곤에게 이 막중한 책임을 맡겼다는 것은 곤이 어느 정도 능력 이상의 인물이라는 증거였다.
그러나 이 사문명의 아버지인 곤은 9년간 치수사업에 온 힘을 다했으나 전혀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는 물이 넘쳐 오르지 못하도록 오로지 제방(堤防)을 높이 쌓는 데에만 집중했는데 아무리 제방을 높이 쌓아올려도 홍수 때 물은 그 제방의 높이를 넘어 땅으로 쏟아져 내렸다. 이렇게 9년간의 노력이 모두 허사로 돌아가자 그는 과로와 절망 속에 지쳐 결국 죽게 된다.
이렇게 곤이 죽자 당시 요임금의 뒤를 이은 순임금은 곤의 아들인 사문명을 다음 치수의 책임자로 임명해 아버지의 과업을 잇게 했다. 이는 사문명 역시 능력 있는 사람이라는 증거였고, 그동안 아버지의 치수사업을 지근거리에서 계속 도왔었기에 치수사업에 대한 경험 역시 풍부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새로운 치수책임자가 된 사문명은 아버지의 실패에 대한 원인을 생각하고 또 생각한 끝에 큰 깨달음을 얻게 된다. 즉 무조건 제방의 높이만 계속 높게 쌓아 올리는 것이 아니라 물길을 넓게 트이게 해 강물이 땅으로 넘치지 않고 바다로 신속히 빠져나갈 수 있게 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사고의 전환을 통해 사문명은 곧바로 물길 확장사업을 추진했고, 13년이라는 긴 시간의 노력 끝에 결국 모든 홍수를 막아내게 된다. 인류문명생활에 커다란 업적을 남긴 이러한 큰 공로로 인해 순임금에게 왕위를 물려받아 중국의 군주가 된다. 이로써 중국 최초의 통일 국가인 하나라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어느 시대에나 한 조직을 이끄는 리더의 판단과 결정은 곧바로 그 조직의 흥망으로 직결된다. 그러므로 나라에 위기가 닥쳐왔을 때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수많은 사례들을 모아놓은 데이터(data)를 보고 판단하는 것이 일차적으로 중요하다. 하지만, 그 데이터를 보고도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때에는 그야말로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한 하나라 우왕 사문명과 같은 천재적인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것이다. 분명 하나라 우왕 사문명의 치적은 수많은 조직원들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현시대 모든 조직의 리더들이 참고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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