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4-01 격주간 제649호>
<영농현장> 4H정신으로 폭설피해 아픔 딛고 양잠사업가로 성공

이준기 부회장(충북 보은군4-H연합회)

인문계 고등학교를 나와 진로를 걱정하던 중, 아버님의 양잠사업이 새로운 기술과 웰빙이 만나면 비전이 있겠다는 판단아래 한국농업대학 화훼과에 입학했고 2002년 졸업과 동시에 농사에 뛰어 든 이준기 회원(27 · 보은읍 용암리·보은군4-H연합회 부회장 ). 지금은 아버님의 양잠 노하우와 자신의 아이디어로 연간 1억원의 조수익을 올리는 어엿한 사업가로 발돋움 했다.
“졸업과 동시에 아버님으로부터 독립을 위해 국화, 글라디올러스 등 초화류 분화 재배를 했습니다.” “어렵게 모은 종자와 새로운 품종이 2004년 겨울 폭설로 하우스 1000여평이 모두 무너졌지요. 그때의 낙심은 지금도 잊지 못합니다.” “함께 활동했던 4-H동료들이 없었다면 현재의 제가 없었을 겁니다.”며 하우스가 지어졌던 땅을 가리키며 빙그레 웃음을 짓는다. 전화위복과 동료애의 확인이란 뜻의 웃음이 아닌가 생각하게 했다.

폭설로 잃은 하우스가 ‘누에의 길’ 걷게 해

바로, 어쩔 수는 없었지만 아버지의 양잠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뽕나무밭 2000평을 더 심어 5000평을  만들었고 사육장 110평, 누에 50상자(1상자에 누에 2만마리)의 규모로 키워 농장만의 고유 캐릭터 ‘누에돌이’를 앞세워 ‘보은토종누에농장’을 경영하게 된 것이다.
논농사 6000평도 함께 하는 이 부회장이 생산하는 것은 누에, 뽕잎, 오디 등 원료생산과 누에환, 누에가루, 뽕잎환, 뽕잎가루 등 가공품 그리고 공작용 셋트와 누에기르기 셋트를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판매하고 있다. 요즈음은 온라인 판매가 주류를 이룬다. 공작용누에고치 셋트는 고치에 각종 색깔을 넣고, 대나무나 깎은 나무로 손과 발을 만드는 공작셋트이다. 어린이나 노인을 위한 제품이다. 누에기르기셋트는 용기 안에 누에씨를 넣어 부화부터 고치가 되기까지 전 과정을 소비자가 직접 키우도록 한 제품으로 취재 중에도 문의 전화가 자주오고 있었다. 지난해부터는 도시의 유치원생들이 찾아와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개발해 운영해 오고 있다. 오디 따기와 누에 먹이주기, 누에고치 공예가 주를 이룬다.
“누에는 알에서 깨어나서부터 5번 허물을 벗는 등 다섯 차례나 변하는 곤충으로 어린이들이 그 과정을 지켜보면서, 자연에 대한 신비함과 농업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는 것 같아 더욱 보람을 갖게 됩니다.” “뽕나무도 오디를 포함해 뿌리까지 하나도 버릴 것이 없습니다. 물론 누에도 마찬가지고요. 얼마나 재미있는 사업입니까?”라고 말하는 이 부회장은 아이디어만 있으면 무궁무진한 것이 누에를 이용한 사업이라고 말한다.
한국농업대학을 졸업하고 바로 4-H회와 인연을 맺은 이 부회장은 오락부장과 과제부장을 거쳐 올해 군연합회 부회장으로 활동하게 되었다. 2005년 야영교육에서 악천후를 영농과 학생회원이 힘을 합쳐 극복했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으며 그 때를 계기로 영농과 학생회원간 틈이 없는 보은군이 됐다고 한다.

<뽕나무잎이 무성했을 때의 뽕밭모습(왼쪽)과 생산품인 누에환과 뽕잎환(오른쪽)>

어린이 노인 관련 제품도 개발

“4-H이념을 실천하며 회의진행법이나 리더쉽을 배울 수 있고 이웃 위해 봉사하는 마음을 배울 수 있는 4-H활동이야말로 최고라고 생각하며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고 말하는 이 부회장은 2006년 충북4-H대상 본상을 수상했고 2003년과 2006년 충북4-H경진대회에서 정보화 부문 경진에서 3위와 2위로 입상하기도 했다. 지난해 벤처농업대학을 수료한 이 부회장은 “나이가 허락할 때까지 4-H활동에 미쳐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의 사업은 많은 매스컴을 타기도 했다.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Cjb 행복한 아침’ 조선일보, 한겨례신문, 연합신문, 충청일보 등이 보도하기도 했다.
현재 보은군농업기술센터로부터 사업비 3천만원을 지원받아 개발 중인 뽕잎을 이용한 기능성 청국장과 누에청국장은 올해 안으로 특허를 받을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또 뽕잎차 개발, 식품 첨가물 개발, 오디 가공기술 개발 등으로 다양한 소비자를 공략할 방침을 세워 놓고 있다.
아직 미혼인 이 부회장은 지금의 사업에 이 · 미용 쪽에 접목시켜 볼 생각이란다. 마라톤이 취미라서 1년에 한두번은 마라톤대회에 출전하며 드럼, 기타 등 악기연주가 특기라고 소개한다. 아버지 이대현씨(55)와 어머니 김성복씨(53)의 사랑을 흠뻑 받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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