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4-01 격주간 제649호>
<이규섭의 생태기행> 팬더곰 등 서식…생태보호 돋보인다

중국 구재구 원시삼림

중국 사천성(四川省) 서북부에 위치한 구채구(九寨溝)는 울창한 삼림과 협곡에서 흘러내린 물이 108개의 아름다운 호수와 폭포를 빚어 놓은 ‘동화의 세계’다. 울창한 원시림에는 팬터 곰 등 1000여 종의 희귀 동·식물이 서식하는 대자연의 보고다.

<울창한 구재구 원시삼림에는 팬터곰 등 희귀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구채구는 1975년 중국 농업부 탐사팀에 의해 발견되어 세상에 알려지면서 관광명소로 떠올랐다. 1992년 세계자연유산목록에 수록되었고 1997년 세계생물권보호구에 등록되었다. 골짜기 안에 9개의 장족(藏族·티베트족)마을이 있어 구채구라는 이름이 붙었다.
‘Y’자 모양의 구채구는 수정(樹正)골, 일칙(日則)골, 측사(則査)골 등 3개의 골짜기로 총면적은 720㎢이며 그 가운데 52%가 빽빽한 원시림이다. 물빛이 영롱한 오채지(五彩池)와 수중꽃밭을 연상시키는 오화해(五花海) 등 아름다운 호수와 해발 3060m에 540㏊의 원시삼림이 우거져 있으며 해발 3150m에 바다 같은 호수 장해(長海)가 펼쳐져 있어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온다. 지난 3월 구채구를 둘러보면서 생태계를 보호하려는 그들의 노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구채구는 동물의 왕국이자 희귀식물의 창고다. 팬더곰, 금빛원숭이, 백순록 등 진귀한 동물만 27 종이라고 한다. 사천성 성도(成都) 팬더연구기지는 이곳에서 포획한 팬더를 번식시켜 깜찍하고 귀여운 팬더곰의 생활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웅묘해(熊描海)는 팬더가 내려와 물을 마시는 곳이라 하여 ‘팬더해’라고도 하고, 그 위쪽에 위치한 전죽해(箭竹海) 부근은 팬더곰이 좋아하는 대나무가 무성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물빛이 아름다운 구재구의 오화해.>

식물의 분포는 고등식물이 2576종에 달하며 그 가운데 국가보호식물 24종을 비롯하여 40여종은 사천성에서 처음 발견 된 것이라고 한다. 이밖에도 아름다운 호수 주변의 수생식물과 연향수, 삼천삼 등 희귀나무도 수두룩하다.
특히 갈대가 우거진 노위해(蘆葦海)도 특이하다. 갈대는 대부분 평원습지나 800m 고원지대에서 자라는데 해발 2140m에 갈대가 우거져 생태학적으로도 관심을 끈다. 마른 갈대가 고원 호수에 황금빛 융단을 깔아놓은 듯하다.
구채구풍경구에 조성해놓은 목조 관찰테크는 해발 3000m가 넘는 험한 협곡까지 이어진다. 총 길이 60㎞로 세계에서 가장 길다. 생태계와 환경을 보호하려는 배려다. 이곳에서는 험한 협곡에 길을 냈다고 하여 ‘잔도(棧道)’라고 부르며 중간 중간에 원두막처럼 휴식공간도 마련해 놓았다.
해발 3060m에 위치한 원시삼림은 삼림보호와 산불예방을 위해 동절기에는 개방하지 않는다. 구체구 내에 운행되는 셔틀버스는 ‘유럽111’ 환경보호표준에 맞게 천연가스로 운영하며 일체의 차량출입을 통제한다. 가장 엄격하게 통제하는 것은 흡연이다. 담배를 피우다 환경감시원에게 적발되면 우리 돈 7만원 정도 벌금을 내고 망신당한다. 점심시간을 활용해 락일랑관광센터에서만 흡연이 가능하다.
동식물의 포획이나 남획은 물론 물고기에게 먹이를 줘서도 안 된다. 일체의 취사행위를 금지하고 있으며 쓰레기를 버리다 적발 되어도 벌금이다. 아름다운 자연과 생태계를 보호하려는 그들의 노력은 각별하다. 무질서와 환경훼손이 심한 우리나라 국립공원 등에도 벤치마킹이 필요한 부분이다.  〈이규섭 / 칼럼니스트·시인〉

목록
 

간단의견
이전기사   황사에 따른 농작물 및 가축 관리요령
다음기사   본부 4개 단체회원, 60년의 해 힘차게 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