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4-01 격주간 제649호>
<그린투어 현장> 쌉쌀함과 즐거움이 함께 있는 마을

강원 강릉시 사천면 - 해살이 마을 -

흙으로 빚어진 사기 막사발을 보고 있노라면 옛 서민들의 풍성한 마음과 애환, 그윽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백두대간의 산봉우리가 병풍처럼 감싸고 있고 맑은 계곡이 흐르는 강원도 사천면 사기막리에서 풍기는 진한 향수가 강릉 해살이마을로 많은 사람들의 발걸음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해살이’라는 마을의 이름은 요즈음 희귀식물이 된 창포를 마을 곳곳에서 볼 수 있어서 붙여진 것으로, 볕이 들기만 하면 잘 자란다 하여 ‘해살이풀’ 이라고도 하고 여러 증상에 도움을 주는 약초로 아픈 것의 해답이 된다 하여 ‘해답이풀’ 이라 불리기도 한 것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대관령 인근에 설치돼 있는 22개 풍력발전기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이 마을 입구엔 40쌍의 솟대·장승이 세워져 있다. 자연도 아름답고, 역사도 깊은데다 이국적인 풍력발전기까지 보이는 까닭에 마을엔 사계절 내내 외지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음력 5월 5일에 열리는 해살이 단오축제는 고운 머릿결을 단장하는 창포머리 감기와 액운을 물리친다는 창포뿌리비녀를 꽂아 볼 수 있고 봄기운을 한껏 받아 통통하게 물오른 쑥을 뜯어다가 수레바퀴 모양 같은 수리떡을 만들어 먹으며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몸에 활력을 되찾을 수 있게 해준다.

<백두대간의 산봉우리와 동해안이 어울어지는 사기막골의 해살이마을에서 떡메치기 체험에 참여한 어린이들.>
그리고 1996년 폐교된 사천초교 사기막 분교를 임대해 체험활동 및 단체 숙박이 가능한 ‘해살이 전통문화체험학교’가 개설되어 여러 가지 전통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다. 특별히 옛날 관가에서 부리던 노비들이 추었던 연희에서 비롯된 ‘관노가면극’의 공연을 관람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직접 배워보고 해학이 가득한 가면도 만들어볼 수 있다. 또한 도자기 체험, 한과 만들기, 그네, 널뛰기, 투호, 소목도리걸기 등 전통놀이 시설을 이용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접할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해살이마을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개두릅이다. 개두릅은 두릅나무와 비슷한 엄나무의 새순으로 참두릅보다도 진한 쌉쌀한 맛이 일품이다. 4월말 개두릅이 채취되는 시기에 열리는 개두릅축제에서 개두릅 따기, 개두릅 음식체험, 문설주 만들기 등 다양한 문화행사가 진행된다. 개두릅밥, 개두릅전, 엄나무 수육, 엄나무 동동주, 엄나무 백숙 등 개두릅을 이용한 음식과 막걸리를 발효해서 만든 독특한 향기와 구수한 맛을 자랑하는 기주떡은 놓치지 말아야할 독특한 마을의 별미이다.
뿐만 아니라 동해의 아름다움을 대표하는 경포대, 신사임당과 율곡선생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오죽헌(강릉박물관), 선교장, 참소리 박물관, 허균시비·생가 등 관광 명소들이 곳곳에 분포해 있다.
북강릉 톨게이트를 지나 강릉 7번 국도를 타고 강릉 운전면허시험장 방면으로 가면 해살이마을을 만날 수 있다. 〈김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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