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3-15 격주간 제648호>
<학교4-H회 탐방> “국화 가꾸며 자연 사랑과 농심 키워가요”

전남 담양공업고등학교

<담양공고4-H회원들이 국화 화분에 지지대를 세우고 있다.>

대나무 축제, 죽제품 등 대나무로 유명한 고장 전라남도 담양. 두 달 간의 긴 겨울방학을 마치고 새 학기를 시작하는 설레임으로 담양공업고등학교(교장 지영섭)의 교정 분위기는 생동감이 묻어났다.
담양공업고등학교4-H회(회장 임정현)는 국화 기르기 과제활동을 중심으로 짜임새 있는 4-H활동을 펼치고 있다. 30여평 되는 비닐하우스에는 대국, 소국, 현애, 분재국 등 700여본에 달하는 국화를 심어 가꾼다. 2005년 봄 농업기술센터의 지원으로 설치한 비닐하우스에는 자동화 관수시설이 갖춰져 있어 돌보기가 한결 수월해졌다. 주로 특별활동 시간과 방과 후를 이용해 가꾸며 국화 향기 가득한 학교를 가꾸어 나간다. 1인 1화분 가꾸기를 통해 개인과제활동으로 국화를 가꾸는 회원들의 손길이 올해는 더욱 바빠질 것 같다. 도교육청에서 지정하는 학교 숲 가꾸기 시범학교로 선정되어 올해부터 3년 동안 매년 1천만원의 지원을 받게 되었기 때문이다.

1인 1화분 가꾸기 정서에 좋아

39명의 4-H회원들을 지도하고 있는 김용훈 교사는 “공업고등학교 학생들이라고 해서 투박하고 정서적으로 메말라 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라고 말한다. 전에 근무하던 학교에서 1인 1화분 가꾸기 과제활동을 했는데, 애착심을 갖고 정성껏 보살피는 회원들을 보면서 정서 교육에도 큰 효과가 있겠다고 생각해 2004년 이 곳 담양공고에 4-H회를 조직하게 됐다고 말하는 김 교사.
교내 진입로를 따라 양쪽 일렬로 늘어서 있는 화단에는 팬지가 빽빽이 심어져 있다. 올해에는 소국을 심을 예정이란다. 4-H회원들이 손길이 가는 곳이면 항상 아름답게 변해가는 교정 곳곳을 보면서 다른 동료교사들도 4-H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다고. 지난 가을에는 지역 주민들에게 4-H를 홍보하고 활동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국화 전시 판매를 하기도 했다. 큰 수익을 올리진 못했지만 애시당초 수익에 목적을 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나름대로 성과는 있었다.
“교장 선생님이 화초 가꾸는데 관심이 많아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많이 해 주셔서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는 김 교사는 “회원들에게 자연과 생명을 사랑하고 농심을 가슴 속에 새기도록 이끌어 주는 것”이 작은 소망이다. 한번은 회원들에게 비료를 주라고 했더니 너무 많이 줘서 국화가 다 타 버릴 뻔 한 적도 있다고 웃음 섞인 에피소드를 들려준다.
매년 10월에 개최하는 교내 축제인 ‘청죽제’ 기간에는 회원들의 과제작품 전시회도 열린다. 이 교내 축제는 회원들이 다른 친구들에게 자신들의 숨겨놓은 솜씨를 공개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국화 전시는 물론 시화전, 미술전 등 일 년 동안 애써 준비한 작품들이 선보이고 장기자랑 시간도 마련되어 끼와 재치를 맘껏 펼친다.

<풍물연습(왼쪽)과 국화묘를 장식하고 있는 담양공고4-H회원들.>

풍물반 교내 축제서 인기 한 몸에

학교 자체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야영활동은 담양공고4-H회의 자랑거리 가운데 하나이다. 토요일과 일요일을 이용해 1박 2일로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은 4-H회원뿐만 아니라 전교생에게 개방되어 있는데, 대부분이 참여한다. 운동장에 텐트를 치고 교장, 학교 운영위원들도 참석해 관심이 높다. 직접 밥을 지어 먹고 설거지도 하며 평소 해 보지 못했던 경험을 쌓는 과정 속에서 자신의 새로운 면을 발견하기도 한다.
풍물활동 역시 담양공고에서 빼놓을 수 없는 활동이다. 15명으로 구성된 풍물반은 전일제 특별활동 시간 등을 이용해 일주일에 두 번, 하루 두 시간씩 연습을 한다. 특히 교내 축제인 ‘청죽제’를 앞두고는 거의 매일 밤낮으로 호흡을 맞춘다. 공연 당일에는 지역주민과 학부모들로부터 인기가 최고에 이를 정도로 실력도 인정받고 있다.
조직된 지 3년 밖에 되지 않아 역사가 짧지만, 그래서 더욱 배워야 할 게 많고 앞으로 할 일이 많은 담양공고4-H회. 김 교사는 4-H이념과 역사에 대한 회원들의 기본교육이 부족함을 느끼고 이 부분을 보완하려고 한다. 또한 계획 수립단계부터 회원들 스스로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 점차 자발적인 활동이 될 수 있도록 독려할 생각이다.

 


미니인터뷰

지 영 섭 교장
“꽃도 못 가꾸고, 동물도 제대로 못 기르는 사람이 어찌 나중에 자식들을 훌륭하게 키우겠습니까? 꽃 가꾸기 같은 과제활동은 재배 과정을 통해서 즐거움을 느끼고, 따뜻한 인간애도 배울 수 있어서 정서적으로도 교육적 효과가 크기 때문에 권장하고 싶습니다. 더구나 기계나 컴퓨터에만 친숙한 공업고등학교 학생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활동이지요.”
개인적으로도 화초 가꾸기에 관심이 많은 지영섭 교장은 4-H에 대한 칭찬이 멈추지 않는다. 4-H가 조직되고 초창기에는 복도에 전시한 국화 꽃대가 거의 다 부러질 정도로 관심 밖이었지만, 지금은 물을 주고 정성껏 돌보는 회원들이 대다수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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