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3-15 격주간 제648호>
<이야기 한자성어> 天衣無縫(천의무봉)

“시(詩)나 문장의 흐름이 자연스러워 조금도
꾸민 데가 없는 것, 완전무결함을 비유하는 말이다.”

천사의 옷은 원래 바늘이나 실로 꿰매 만드는 것이 아니고 처음부터 그대로 만들어져 있다는 이야기에서 나왔다. 시문 등이 꾸민데 없이 자연스럽게 완전함을 이르는 말과, 세상사에 물들지 않은 어린이의 순진성을 비유하기도 한다. 때로는 타고난 재질이 매우 아름답다는 뜻으로도 쓰인다.
이 고사는 ‘태평광기(太平廣記)’에 실려있다. 곽한(郭翰)이란 사람이 어느 여름 밤, 뜰에 누워 있는데 하늘에서 무엇인지 하늘하늘 날아 내려왔다. 가까이 가보니 예쁜 여인이기에 그는 황홀하게 바라보다 말고 누구냐고 물었다. 그녀는 “저는 천상(天上)의 직녀(織女)이온데, 남편과 오래 떨어져 있어 울화병이 생겨서, 상제(上帝)의 허락을 받고 요양차 내려왔습니다”하고 잠자리를 같이 하기를 요구했다. 매일 밤 찾아오던 그녀는 칠월 칠석이 되자 며칠 오지 않다가 다시 나타났다. 그래서 “남편과의 재미는 좋았소?”하고 묻자 “천상의 사랑은 지상의 사랑과 달라 마음으로 통하는 것이니 질투는 하지 마십시오”라고 대답했다.
그런데 곽한이 자세히 살펴보니 선녀의 옷은 너무도 가볍고 부드럽고 아름다웠거니와 아무데도 기운 자국이라곤 안 보였다. 이상해서 물어보자 “하늘의 옷은 원래 바늘이나 실로 꿰매는 것이 아닙니다”하고 대답했다. 그리고 그녀가 벗은 옷은 그녀가 돌아갈 때면 저절로 가서 그녀의 몸에 입히는 것이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어느 날, 직녀의 시녀가 소식을 한 번 전한 이후로 소식이 끊겼다. 이런 일이 있은 뒤로 곽한은 이 세상에서 아무리 미인을 보더라도 마음이 움직이지 않게 되었다. 집안의 혈통을 끊이지 않게 하기 위해 싫어도 아내를 맞이했지만, 아무래도 마음에 들지 않고 부부의 사이도 좋지 않아 아들도 얻지 못한 채로 끝나고 말았다고 한다.
〈하늘 천(天), 옷 의(衣), 없을 무(無), 꿰멜 봉(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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