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4-15 격주간 제875호>
[이한권의책] 우리가 어느 별에서
작은 소리 큰 울림

임 영 택 교장 (음성 소이초등학교)

가느다란 눈썹 같은 달과 함께 빛나는 초저녁별을 ‘개밥바라기’라고 부른다. 새벽별을 보며 일터에 나간 주인이 저녁이 되어도 돌아오지 않자, 이제나 저제나 주인 오기만을 기다리던 강아지가 빈 밥통을 핥고 또 핥다가 하늘에 떠 있는 별을 보고 멍멍 짖었다는 데서 유래된 말인데, 강아지의 소망과 바람, 그리고 원망과 고통이 가득 담겨있는 말일게다. 저자는 고통 없는 인생은 없다고 말한다. 인생에는 고통의 의미를 발견하고 이해하는 일만 있을 뿐이라고.
“하루살이의 하루라는 시간과 인간의 평생의 시간은 서로 같은 의미와 가치를 지닌다. 하루살이에게 주어진 하루라는 일생은 바로 우리 인간의 일생과 같다.”(114p) 저자는 하루살이의 삶을 허투루 보지 않았다. 단 하루를 살더라도 원망하지 않고 주어진 운명에 순응해서 최선을 다하는 하루살이의 일생을 짧지만 영원으로 여겼다. 우리가 삶을 살아가면서 만나게 되는 주변의 모든 것들을 소중하게 여기고 그 안에 담긴 의미를 찾아내는 일을 저자는 주저하지 않았다. 그러나 결코 무겁거나 크지 않다. 세련되거나 화려하지도 않다. 이렇게 꽃, 나무, 풀, 바람과 저자의 경험 속에 살아 숨 쉬는 것들에서 저자는 아주 작은 삶의 의미들을 읽어내었다.
사람은 누구나 실패를 경험한다. 실패의 경험은 곧 성공의 열쇠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실패를 두려워하는 병에 걸려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실패 없는 삶이 어디 있는가? 우리의 삶은 끊임없는 실패의 연속으로 이루어진다.”(293p) 그렇다. 중요한 것은 실패 자체가 아니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이다. 실패했다고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당당하게 도전하는 삶이 곧 용기 있는 삶이다. 이 책은 저자의 삶과 삶 속에서 느낀 잔잔한 감성을 78편의 짧은 글로 엮었다. 이 책을 통해서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길을 천천히 돌아보았으면 좋겠다. 삶의 성찰이 늘 곁에 있었으면 좋겠다. 여유로움이 넘쳐나면 좋겠다. 화려하거나 거대하거나 세련되지 않아도 괜찮다. 하루를 영원처럼 살아가는 하루살이처럼 작지만 큰 울림이 있는 아름다운 삶을 꿈꾸는 것으로도 가치 있는 삶일 테니까.
 〈정호승 지음 / 열림원 펴냄 / 1만5,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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