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6-15 격주간 제654호>
<지도현장> 대학4-H회 활동의 추억 속으로

<유인상 지도사>

지도사의 발을 내딛으며 함께한 4-H는 친근하게 느껴졌다. 청소년 시절을 농촌에서 보내고, 마을회관 앞에 항상 눈이 오나 비가 오나 4-H표석을 보고 자란 나로서는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다. 그리고 대학시절 원예학과로 진학해 4-H동아리 활동을 하게 되었다. 틈만 나면 했던 농촌봉사활동을 통해 보람을 많이 느꼈으며, 아직도 그 추억이 생생히 떠오른다.
하지만 군대를 갖다오고 복학했을 때에는 이미 4-H동아리 자체가 없어진 상태였다. 그리고 이제 15년 만에 4-H라는 업무를 다시 하게 된 것이고, 내가 15년 전에 했던 4-H활동들을 떠올리며 사명감을 갖고 일을 시작한 지가 어느덧 3년이라는 시간이 흘러갔다.
하지만 4-H를 맡고나서 4-H회원들이 나에게 선생님이란 호칭을 사용할 때 너무나 어색했다. 학생4-H회원들이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으나, 영농4-H회원들이 선생님이라고 할 때는 부담이 되기도 했다. 그런 호칭 때문인지 회원들에게 무엇인가를 많이 가르쳐줘야 한다는 사명감과 우스운 부담감이 들기도 하였다. 이제는 선생님이라는 호칭이 너무 친근감 있게 와 닿는다.

4-H회원에서 선생님으로

선배 지도사들로부터 예전에는 4-H활동이 월례회의, 경진대회, 하계수련대회 등 지도업무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고 시간이 날 때마다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으면서, 지금의 현실과 비교해 보면 상당히 많이 위축되었다는 것을 느낄 수가 있다. 1960년대를 기점으로 농촌 부흥으로 자리매김한 4-H활동이 녹색혁명, 백색혁명을 성공적으로 이룩하고, 우리 국민들의 먹을거리를 해소시켜준 사회단체 중 하나라고 선뜻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지금의 4-H활동은 농어촌 인구 감소와 청소년들의 도시지역 생활로 인하여 영농회원이 계속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다. 그래서 고안해 낸 것이 학생4-H활동이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4-H는 영농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핵심 영농4-H회원을 육성하고, 후계농업인력을 양성하는 지·덕·노·체 4-H이념의 목표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 농업의 백년 대계가 보장이 된다고 생각한다.

영농회원이 농촌 이끌어야

학생4-H회 위주로 행사를 하다보니 자연히 지도교사들과 친분이 쌓이는 것은 당연하고, 학생들한테는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준다고 생각하니까 뿌듯함과 보람을 많이 느낀다. 하지만 농촌지도사로서 우리 농업이 처해 있는 현실을 생각해 본다면, 영농4-H회를 보다 체계적이고 건설적으로 육성·지원해야 한다고 절실히 느끼고 있다. 농업은 생명산업이기 때문에 젊은 인력이 우리 농촌을 이끌어 가야하고, 바로 4-H활동이 그 한가운데 자리를 차지해야 한다.
우리 영농4-H회원들은 작금의 어려운 농촌현실에도 불구하고 각자 품목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러한 우리4-H회원들에게 미래의 농업과 지역사회를 맡기려면 지속적으로 자금지원정책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나는 직원들의 모임보다 영농4-H회원들과의 모임을 더 자주 하고 있고, 그만큼 허물없이 재미있게 4-H활동을 하고 있으며 형, 동생처럼 막역한 사이로 지내고 있다. 대학4-H활동의 봉사활동처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지 않는 영원한 4-H회가 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해본다.  
 〈충남 공주시농업기술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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