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6-15 격주간 제855호>
[학교 4-H 탐방] “4-H활동이 건강한 사회구성원 키워냅니다”

서울 일신여자상업고등학교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4-H지도교사와 나란히 복도를 걷는 내내 연이어 들려오는 학생들의 생기발랄한 목소리. 꾸벅 인사하며 지나가는 모습이 화창한 날씨만큼이나 기자의 마음을 기분 좋게 해 주었다.
80년대 중반 119연승 달성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으로 지금까지도 전설로 남아 있는 배구부는 일신여자상업고등학교(교장 김우진·서울시 송파구 송파대로38길 8)의 큰 자랑이다. 이런 선배들의 기운을 받아서인지 일신여상 4-H회원들은 여학생들로 가득한 학교답게 생동감 있는 4-H활동이 아기자기하게 펼쳐지고 있다.
일신여자상업고등학교4-H회(지도교사 이 환·회장 김하현)는 1970년 조직돼 전교생 1100여명 가운데 53명이 활동하고 있다. 과제활동으로 야생화 가꾸기를 비롯해 상자텃밭 가꾸기, 문화탐방, 농촌체험활동으로 인성을 함양하고, 독거 어르신 말벗 봉사로 더불어 살아가는 나눔의 정신을 실천하고 있다. 단체과제로는 부채춤과 중창으로 예술적 소양을 마음껏 펼치고 있다.
“졸업생 다섯 중 네 명은 전공을 살려 은행, 증권사 같은 금융업종이나 무역 계통으로 취업하고, 그 외에는 대학에 진학해서 학업을 이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4-H활동으로 얻는 다양한 경험과 리더십이 진로에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죠.”



홀몸 어르신 말벗 되어 온정 나눠

매주 수요일 방과후수업을 마치고 회원들이 발걸음을 재촉하는 곳은 독거 어르신들이 머무는 집이다. 다행히 주민센터와 협조가 잘 이뤄져 봉사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외로움이 일상이 되어 버린 홀몸 어른들에게 말벗을 해드리고, 따뜻한 마음의 정을 나누기를 3년째다. 가끔씩은 생일잔치를 열어 어르신들에게 뜻밖의 감동을 선사하기도 한다. 세대 간 소통이 가정을 떠나 사회적 문제로 심각성을 날로 더해가지만, 적어도 일신여상 4-H회원들에게는 남의 일인 셈이다.
12년째 4-H회를 맡고 있는 이 환 지도교사는 2학기 활동으로 역사문화탐방을 회원들과 준비하고 있다. 이 지도교사는 “역사는 단지 과거의 기억이 아니라 미래를 준비하는 삶의 현장”이라며 “4-H회원들은 우리 미래를 이끌어갈 청소년들이기 때문에 역사탐방을 통해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야생화·텃밭 가꾸며 생명사랑실천

교정 한편에 설치되어 있는 야생화 화단과 텃밭상자는 1, 2, 3학년 학생들로 구성된 일신여상 4-H회원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회원들의 정성을 양분 삼아 기린초, 쑥부쟁이, 조팝나무 등 다양한 야생화가 녹색의 싱그러움을 더해가고 있다.
20여 개 되는 텃밭상자에 토마토, 고추, 오이, 수박, 참외 등 시기에 맞는 작물을 심어 잘 가꾼 후에 나눠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 지도교사는 농촌뿐만 아니라 도시로 눈을 돌려 학교4-H회 확대를 빨리 서둘러야 한다며 변화를 주문했다. 작은 것이라도 정성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애쓴다는 이 지도교사. 그런 모습을 보면서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자라게 되고, 그것이 4-H활동의 목표라는 믿음 때문이다.
김하현 회장과 이수빈 총무는 “여러 친구들과 만나 다양한 경험을 쌓고, 생각을 넓힐 수 있는 점이 4-H활동의 매력”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 환 지도교사는 ‘아이 하나를 바로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인디언 속담을 인용하며, ‘70년 전 이 땅에 싹을 틔웠던 4-H운동 본연의 정신을 되새겨 청소년에 대한 깊은 관심과 사랑이 진정으로 실천될 때 4-H가 새롭게 일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동욱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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