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6-01 격주간 제653호>
<회원의 소리> 4-H란 추억 속으로...

박 희 정 부회장(울산광역시4-H연합회)

어느 덧 4-H와 함께 한 시간이 10년 가까이 되었다. 처음엔 농촌 사람들의 모임인 것 같아 이렇게 정이 들 줄 몰랐으며 또한 지금의 이 기분은 뭐랄까? 내가 활동했던 4-H의 추억 속의 끝자락에 서 있는 기분이다
시작은 어설펐지만 열정이란 것이 생긴 후 누구보다 열심히 했다. 누구 말처럼 4-H활동을 한다고 돈이 생기는 것도 아니요, 자랑할 만한 명예가 생기는 것도 아닌데, 회사에는 아프다고 조퇴나 결근을 하면서까지 열심이었던 이유는 “회사원이어서 안된다. 여성이기에 안된다”란 말에 욱했던 그런 젊은 패기와 끓어오르는 열정이었다.
그런데 이제 그 열정이 식었나보다. 마음 한 편에 내 인생을 자꾸 되돌아보게 된다. ‘내가 4-H를 하면서 도대체 뭘 얻었을까? 그땐 무엇이 나를 여기다 잡아 둔 것일까?’ 하는 마음이 들곤 한다. 후회가 아닌 서운함 이랄까? 선배들이 떠나간 자리, 후배들이 잠시 머물던 그 자리에 아직 남아있는 사람이 나뿐이어서 그런가 보다.
한해가 지날수록 눈에 띄게 줄어드는 회원수가 남아 있는 회원들에겐 더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활성화되던 예전의 행사나 틀에 박힌 격식을 버리지 않고는 4-H는 더 이상의 발전은 어렵다고 본다. 나아가 4-H의 존재가 사라질지도 모르는 일이다
줄어드는 회원을 막을 수 없다면 현재 활동하는 회원들이라도 잘 이끌어 갔으면 하는 바람이요, 잊혀진 선배들을 다시 돌아보자는 얘기다. 물론 지금 하는 일이 달라서 4-H를 잊은 선배들도 있겠지만 그때의 그 열정이 남아있는 선배들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새로운 회원 유치에만 신경을 썼지 정작 이 부분에 대해 생각만 하고 행동으로 옮기지 않았다. 분명 나도 이 자리를 떠나면 4-H를 까맣게 잊진 못할 텐데...
한 해 활동을 하는 회원들 중에 겨우 1년 동안 이런 열정이 생기겠는가? 1년이 길다면 긴 시간이지만 4-H에서의 1년은 지역4-H를 알아가기도 부족한 시간이 아닌가 싶다. 새로운 회원이 들어오면 든든한 가르침을, 따끔한 충고를 해 줄 선배들의 자리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전직 회장, 부회장, 이런 호칭이 아닌 늘 변치 않는 명예회원으로 선배님들을 초대하면 어떨까?
그렇다고 4-H를 하면서 얻은 것이 없다는 얘기는 아니다. 내가 그토록 좋아하는 사람들을 얻지 않았는가? 또 사회에서 배우지 못한 발표, 토론, 회의 진행법, 예절 등을 배웠으며 각자 다른 작물을 재배하고, 농사가 아닌 전문직이나 자영업을 하면서도 4-H에 오면 모두 하나가 되는 협동심도 몸소 체험했다. 그리고 사람이 살아가면서 갖추어야 할 가장 중요한 마음가짐을 배웠다. 내 인생의 이런 좋은 추억이 계속 다른 회원들에게도 자리 잡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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