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3-15 격주간 제849호>
[학교 4-H 탐방] “마음의 양식 꽃피우는 4-H, 우리 학교에 딱 맞아요”
문경 경북관광고등학교

<박종원 교장>
겨우내 어수선하고 답답했던 마음을 잠시 걷어내고, 시외버스 커튼 사이로 스며드는 따스한 봄 햇살을 맞으며 두 시간을 달려 도착한 경상북도 문경.
“저희 학교 특성상 관광고등학교이다 보니, 졸업 후 대학 진학을 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은 서비스업으로 진로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교 텃밭가꾸기와 봉사활동을 하면서 자연을 소중히 생각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배우게 되죠. 이런 마음가짐이 직업 현장에서 고객을 응대하는 서비스 정신으로 자연스럽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1973년 설립돼 대한민국 관광산업을 이끌어갈 관광인재를 육성하고 있는 경북관광고등학교(교장 박종원·경북 문경시 문경읍 향교길 20)는 지난 2008년 특성화고등학교로 지정되어 관광분야에 특화된 학교로 면모를 갖추게 되었다. 해마다 60명씩 배출되는 졸업생들은 호텔리어, 조리기능사, 관광가이드, 골프 캐디, 조경관리, 식음료 업종 등 관광과 연관된 모든 분야에 걸쳐 사회로 진출하고 있다.
경북관광고등학교4-H회(지도교사 이인호·회장 장현우)는 2014년 조직돼 전교생 200명 가운데 60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과제활동으로 학교텃밭 가꾸기를 비롯해 노인정 위문 봉사활동, 문화탐방 등 농심을 가슴에 채우고 공동체의식을 불어넣는 4-H활동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3년째 4-H회를 맡고 있는 이인호 지도교사는 “작년 농업기술센터에서 지원해준 과제활동지원금을 요긴하게 사용했습니다. 국화 모종을 사다가 회원들이 잘 가꿔서 사계절 꽃을 피우는 학교를 조성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정서순화에 으뜸인 텃밭 가꾸기

1, 2, 3학년 필드매니저과 학생들로 구성된 경북관광고 4-H회원들은 과제활동시간이 되면 발걸음이 분주해진다. 약 1000㎡ 되는 학교 텃밭에 기르고 있는 채소를 돌보기 위해서다.
“구미를 비롯한 도시지역에서 80% 정도가 등교하는데, 농사를 전혀 접해보지 못한 학생들이 대부분이에요. 4-H활동으로 흙의 소중함을 배우고 있습니다.”
고추, 파, 감자, 옥수수, 호박, 무, 배추 등 여러 채소를 텃밭에서 키우고, 다 자란 농작물을 급식시간에 선생님, 학생들과 나눠먹는 재미는 땀흘린 4-H활동으로 얻는 보너스다. 농기계 빌릴 여유도 없이 스스로 손수 일궈낸 텃밭에서 4-H회원으로 순수한 마음을 얻고, 착한 심성을 찾아가는 모습을 볼 때마다 큰 보람을 느낀다는 이인호 지도교사.

노인정 찾아 어르신 외로움 달래

매년 연말이 되면 읍내 노인정을 방문해서 홀몸으로 지내시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말벗이 되어 외로움을 덜어드린다.
“준비해 간 쌀, 떡, 과일, 음료수를 내놓으면 어르신들은 오히려 회원들 바지주머니에 하나라도 더 넣어주시려고 한다.”며 이 지도교사는 봉사하러 갔다가 도리어 훈훈한 온정을 담아온다고 전했다.
관광명소로 유명한 문경새재는 경북관광고 4-H회원들에겐 살아있는 자연학습장이다. 스승의 날을 맞아 열리는 사제동행 걷기대회에서는 선생님과 학생들이 숲길을 함께 걸으며 주변에 어지럽혀진 쓰레기를 줍는 환경정화활동을 매년 펼쳐오고 있다. 문경읍 사무소와 연계하여 문경새재 자연보호를 겸한 깨끗한 환경가꾸기와 학교주변 환경정화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유관순열사기념관을 견학하며 올바른 역사의식과 나라사랑의 정신을 되새기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경북관광고등학교 4-H회원들의 마음을 꽃피우는 4-H활동의 향기가 따뜻한 봄날 전국에 전해진다.  〈정동욱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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