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3-01 격주간 제848호>
[회원의 소리] 4-H와 나의 연결고리가 된 제주도의 선물

"제주도 선진지견학은 소통할 수 있는 계기가 됐고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했다"

윤 중 근 (강원도4-H연합회 부회장)

고등학교 2학년 때, 정선에서 개최한 체육대회에 반 전체가 학교를 대표해 참가하면서 나의 4-H활동이 시작됐다.
수업을 받지 않고 하루 동안 밖에서 놀수 있다는 생각에 4-H가 뭔지는 몰랐지만 나를 비롯한 친구들은 신이 났었다. 당시 우리는 교실보다 운동장에서 눈빛이 더 빛날 시기였다.
그 후 4-H와의 두 번째 만남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대학에서 농업경제를 공부하고, 농촌진흥청에서 2년 동안 연구원으로 지낸 이후였다. 2014년, 29살에 고향인 정선군 임계면으로 돌아와 부모님과 함께 본격적으로 농업경영을 시작했다.
나보다 3년 먼저 고랭지 채소로 농업을 시작한 친구의 권유로 정선군4-H연합회에 가입했다. 가입 초창기에는 농번기와 겹치고 회의 장소가 멀다는 핑계로 뜸하게 활동했다. 다른 지역도 비슷한 경우가 많겠지만 정선의 경우 회원 모두가 참석 가능한 최적의 장소를 정해도 적게는 30분, 많게는 1시간 이상 소요되었다.
그런 상황 속에서 회의와 선진지 견학, 봉사 활동 등 정선군4-H연합회에서 주최하는 행사에 거의 참석하지 못하면서 활동을 접을 생각까지 했었다. 그런 생각을 하다가 2015년 봄, 강원도4-H연합회에서 제주특별자치도로 선진지견학을 가게 됐다. 정선군에 배정된 인원 중에 나도 포함됐었고 제주 농업에 대해 관심이 있어, 선진지 견학에 동참하게 됐다.
견학을 다니면서 새로운 것도 보고 그 동안 가지고 있던 농업 경영에 대한 문제점 등을 회원들과 이야기하면서 내가 가지고 있던 생각이 크게 바뀌게 됐다.
정선군4-H연합회원들이 점점 친숙하게 느껴졌고, 4-H활동에 대해 호기심을 갖게 됐다. 견학 막바지에는 회원들이 오랫동안 사귀고 지내온 친구처럼 마음의 거리가 없어졌다.
특히 회원들과의 큰 유대감 형성은 지금의 내가 정선군4-H연합회장을 맡고 강원도4-H연합회 남부회장으로 활동 할 수 있게 한 연결고리가 됐다.
제주도 선진지 견학은 다른 시·군과도 소통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됐고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했다.
SNS를 통해 각자의 활동을 홍보하고, 지역사회와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들을 공유하면서, 나 자신이 성장해 가는 모습을 보면 4-H활동을 통해 내가 사회에 기여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얻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든다.
나는 이러한 마음을 4-H활동에 잘 녹여 의미 있고 신나는 일들을 계획하고 실천할 것을 다짐한다.

목록
 

간단의견
이전기사   [시 론] 미래 농업·농촌의 청사진은 청년으로부터
다음기사   [지도교사 이야기] 4-H활동으로 가고 싶은 학교를 만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