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2-15 격주간 제847호>
[제16회 전국4-H회원 사이버백일장 금상작] 나를 바꾸어 준, 고마운 4-H

최 수 빈 (경남 창원 용남초4-H회)

선생님께서 4-H회원 가입 안내장을 주셨다. 나는 집에 가자마자 안내장을 꺼내며 엄마에게 4-H활동을 하고 싶다고 부탁을 했다.
엄마는 식물을 끝까지 키우고 관심을 갖는 건 생각보다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고 하셨다. 좀 더 커서 그렇게 할 자신이 생길 때 시작하는 게 어떠냐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다음으로 미루기로 했다. 하지만 활동하는 친구들이 계속 부러워서 어느 순간 따라가게 됐다.
그러다보니 아침, 점심으로 친구들과 매일 가서 내 토란은 아니지만 친구들 토란을 함께 돌봐주었다. 내가 4-H활동을 꼭 하는 것처럼 느껴졌었다.
친구들과 계속 활동을 하다 보니 엄마가 말씀하신 그 자신감과 책임감이 생겼다. 그래서 다시 엄마에게 그동안의 이야기도 해드리고는 흔쾌히 엄마의 허락을 받았다. 선생님께서 키우시던 토란을 내가 받아 키우게 되었다.
처음부터 내 손으로 키우지는 못했지만 지금부터라도 잘 돌봐야 하겠다고 생각을 했다.
나는 토란이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됐다. 친구들한테 토란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줄기를 잘라서 차를 끓여 먹는 거라고 했다. 그래도 궁금증이 풀리지 않아 책도 찾아보고 인터넷 검색도 하면서 여러 가지를 알게 됐다. 토란은 물을 좋아해서 여름에 키우기 좋으며 뿌리와 줄기는 요리에 쓰인다고 했다.
토란을 계속 돌보면서 엄마, 아빠가 얼마나 힘든지를 알 수 있었다. 왜냐하면 가끔씩 매일 아침에 물을 주는 것도 사실은 조금 귀찮았을 때도 있었고 내 밭에다 구멍을 숭숭 뚫어서 속상하고 마음이 아팠다.
우리가 다치거나 아팠을 때 엄마, 아빠께서는 힘든 것도 잊고 한결같이 사랑해 주시고 관심을 가져 주셨다. 그래서 내가 이렇게 건강하게 잘 자란 것 같아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나도 토란에 더욱 애정을 주고 싶고 항상 사랑해 주고 싶다.
내 토란은 항상 제자리에서 나를 맞이해 준다. 그래서 친구들과 가끔 다투고 난 후 토란을 보러 간다. 항상 내 편인 것 같고 계속 바라보다 보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머리가 상쾌해지는 느낌이 든다.
토란을 처음 봤을 때 ‘잘 키워야지, 건강해야 해!’라는 생각을 가졌고, 지금은 “토란아, 너도 나만큼 쑥쑥 자랐네. 나랑 친구하자!”며 말을 걸었다. 토란을 돌보면서 집에 있는 그동안 소홀히 했던 화분들이 눈에 들어왔다. 이것들도 지금 토란 돌보는 마음처럼 하나하나 돌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4-H활동을 조금 늦게 시작했지만 아주 잘 했다고 생각한다. 4-H활동은 학교에서 내가 쉬는 시간을 이용해 활동을 할 수 있다. 그래서 더욱 편안하게 할 수 있고 친구들과 어울려 이야기도 하고 활동도 하면서 공통 관심사가 생겼다. 친하지 않았던 친구와도 친밀감이 생겼다. 4-H활동은 농촌과 자연을 사랑한다면 누구나, 언제든지 도전을 할 수 있다.
부모님께서도 “우리 큰 딸이 4-H활동을 하더니 달라졌네! 두 동생도 잘 챙겨주고! 공부도 더 잘하니, 고마워!”하신다.
“수빈아, 우리 더 친하게 지내자!”하며, 다가오는 친구들도 생겼다. 새침하던 내게 먼저 다가와 준 친구가 고마웠다. 나의 마음과 행동이 예전 보다는 편안해졌고 자신감이 생겼다는 것이 무엇보다도 좋았다.
“언니야, 나도 4학년 빨리 되었으면 좋겠다.”, “왜?”, “4-H 하려고!”, “하하하, 호호호…”
우리 집은 금세 웃음바다가 되었다. 이제 4-H는 내게 소중한 친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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