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5-15 격주간 제652호>
<회원의 소리> 내 인생의 4-H

정 지 현 회장 (경북4-H연합회)

이 글을 쓰게 되면서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는 것이 있다. 과연 내 인생에서 농업과 4-H를 빼면 과연 무엇이 남을까? 만약 이것들과 내가 만나지 못했다면 나는 지금쯤 어디서 어떤 생활을 하고 있을까? 그만큼 이 둘은 나의 인생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다른 사람들과 달리 난 나의 진로를 빨리 선택했다. 일찌감치 아버지의 뒤를 이어 가업인 농사를 이어 받기로 결정하고, 안동에 있는 농고에 진학하게 되었다.
4-H를 처음 만난 것도 그때였다. 처음으로 집을 떠나와 외지생활을 하면서 허전함을 달래기 위해 시작한 것이 4-H회에서 운영하는 사물놀이였다.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선배, 친구들과 친해지면서 4-H는 내가 빠르게 학교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그뿐만 아니라 각종 경진대회와 선진지 견학에 참여하면서 전국에 안 가본 곳이 없을 만큼 많은 고등학교를 방문할 수 있었다. 이것은 좁은 생활의 틀 속에 살았던 나의 견문과 인맥을 넓힐 수 있도록 해줬다.
대학생활을 끝내고 산업기능요원으로 편입되면서 학교를 다닐 때와는 다른 4-H를 맛보면서 본격적으로 4-H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시키는 대로만 하던 학창시절과는 달리 스스로 행사를 진행하고 일하는 선배들을 보면서 처음엔 신기했고, 나도 직접 참여함으로써 상당한 보람을 느낄 수가 있었다.
그리고 영천시와 경상북도4-H회 활동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과 인연을 맺게 됐다. 나와 같은 상황에 처해 있는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농사를 지으면서 필요한 정보도 교환할 수 있었고 도움이 필요할 때는 자신의 일을 제쳐두고 일손 돕기에 나서는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었다. 때로 힘들고 지칠 때마다 열심히 살아가는 그들을 보면서 포기하지 않고 지금까지 농사를 지어올 수 있었던 것 같다. 서로가 서로를 든든하게 지탱해주는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다는 따뜻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상도’라는 책에 보면 이런 말이 있다. “장사꾼은 이문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남기는 것이다.” 난 개인적으로 이 말을 상당히 좋아한다. 4-H도 이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4-H활동을 하면서 며칠씩 농사일을 못할 때도 있고, 그로인해 금전적으로 손해를 볼 수도 있다. 실질적으로 이것 때문에 4-H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회원들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4-H는 우리에게 돈으로는 살 수 없는 사람이라는 보물을 남겨준다고 생각한다. 돈은 사람이 벌어준다는 말이 있지 않는가? 혹시나 지금 4-H활동을 못하고 있다면 그 보물을 찾기 위해 용기를 내서 4-H활동을 시작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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