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4-15 격주간 제650호>
<4-H인을 찾아> 소외계층·지역사회 봉사로 4-H정신 실천

김 순 택 회장 (제주도4-H후원회)

<소외계층을 찾아 하루하루를 바쁘게 살아가는 김순택 회장. 이성숙 부장의 질문에 소탈하게 대답하고 있다.>
아름다운 봄꽃 빛으로 눈부신 날에 김순택(64세) 제주도4-H후원회장을 찾았다. 제주시 이도1동에 자리 잡은 세종의원. 태극기가 펄럭이고 있는 흰색 건물에 들어서자 로비에 40여명의 환자들이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진료로 바쁜 김 회장의 시간을 잠시 뺏을 수밖에 없었다.
피부과 의사로 세종병원 원장인 김 회장을 만나러 가는 길에 양규식 제주도농업기술원 계장과 김원배 제주도4-H후원회 사무국장으로부터 지역사회를 위해 열정적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정말 좋은 인상과 인자함이 풍겨났다. 그래서 4-H얘기뿐 아니라 가슴 따뜻한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었다.
김 회장의 부모님은 약 5000평의 귤 농사를 지었고, 김 회장도 고등학교를 농업(산업)학교에 다녔기 때문에 그때부터 4-H와의 인연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고교 졸업 후 부산의대를 졸업하고 제주시보건소와 부산의 문명의원을 거쳐 세종의원을 개원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오래전부터 농업과 인연맺어

<김 회장이 운영하는 세종의원 모습.>

지금 제주도4-H후원회는 28명의 회원으로 구성돼 4-H회원들의 활동을 적극 돕고 있다. 김 회장은 “관내 4개 시군후원회원은 모두 200여명이나 되는데 조직을 단일화하면 재원확보와 4-H회원 육성에 더 큰 힘이 될 텐데 기금문제 등으로 통합에 어려움이 있다”고 아쉬움을 표한다.
제주도에는 34개의 학교4-H회가 가입되어 있고 영농회원은 10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학교 4-H회는 실업계뿐 아니라 인문계 고등학교에도 조직돼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김 회장은 개인적으로 매년 60만원씩 모범학생4-H회원을 선발해 장학금을 지급해오고 있다. “4-H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는 회원들을 시상할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면서 영농회원들을 직접 후원 못하는 것을 아쉽게 생각하고 있었다.

매년 60만원씩 장학금 지원

김 회장은 “학생4-H회원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중앙에서는 4-H교사 사기를 진작하는 방법을 마련해 달라”고 당부한다. 지도교사의 역량에 따라 4-H회가 활성화가 되기 때문에 4-H육성체제를 잘 마련해서 앞으로 4-H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제주도는 지난 6일 ‘나쁜 관습·관행을 버리고 새로운 정신을 키워나가자’는 뉴제주운동 결의가 있었는데, 김 회장은 4-H단체가 이 운동에 앞장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직도 4-H이념을 생활에 실천하고 있는 김 회장은 “4-H가 회장님께 어떤 의미를 갖느냐?”는 질문에 “4-H이념이 좋잖아! 좋은 것을 더욱 좋게”라며 겸손한 미소를 짓는다.
김 회장은 4-H운동뿐만 아니라 그동안 소외계층과 지역사회를 위해 많은 활동을 해왔다. 한센병 환자들을 무료로 돌보고 소록도내 한센병 환자 자녀들에게는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1975년도에 복지부에 허가를 얻어 신제주에 나관리협회를 만들었고, 현재 제주도 한국한센복지협회 회장도 맡고 있다. 소록도 한센병 환자 진료를 위해 같이 다녔던 허옥희 간호사는 그 후 소록도에 정착해 결혼을 하고 계속 봉사하며 살고 있다고 한다. 또 원불교제주교구교의회 의장(1981년~현재)을 맡고 있는데, 15일에는 2700명의 소년·소녀가장과 조손가정의 어려운 아이들에게 은혜의 쌀 나누기 행사를 갖는다고 한다. 이밖에도 에이즈퇴치연맹, 새마을문고 회장, 의사협의회 회장, 제주도자원봉사협의회장 등 활동영역이 많아 하루 24시간이 부족할 것 같다.

현대문학에 등단한 수필가

김 회장은 새벽5시에 기상하여 6시가 되면 어김없이 병원에 출근해 전날 환자들을 체크한다. 또 지난 1992년에 현대문학에 등단한 수필가로서 원고를 작성하고 신문스크랩을 하면서 하루를 시작한다고 곁에 계시던 사모님께서 요즘 근황을 귀띔해 주었다.
사람은 자라면서 누구나 꿈을 가진다. 어떤 이는 의사, 어떤 이는 교사, 어떤 이는 농장주… 그 꿈을 모두 이루고 나서 이 사회를 위해 왕성한 활동을 하는 김 회장의 모습에서 개인의 행복이나 훌륭함을 넘어 위대함이 느껴졌다.
 <이성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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