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4-15 격주간 제650호>
<時論> 법적근거 마련, 새 활력 모색을

- ‘한국4-H활동 육성 및 지원법안’ 입법추진에 부쳐

이충 현(농촌진흥청농촌지원국장)

요즘 해외여행을 다녀오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역시 우리나라만큼 살기 좋은 나라는 없다’, ‘세계 속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을 직접 몸으로 느끼고 왔다’는 말들을 한다. 하지만 우리 일상생활 속에서 직접 피부로 느끼는 현실은 어떤가? 국민소득이 2만 달러가 넘는다고는 하지만 보통 사람들의 생활은 무척 어렵고 힘들다고들 한다.
이런 기성세대가 만들어 놓은 상대적 빈곤감, 과도한 입시제도 및 사회 양극화 등 사회 환경 속에서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학교공부와 과외수업, 입시준비로 받는 스트레스를 어떻게 해소하며 올곧게 성장해 갈 수 있을지 참으로 염려스럽다. 필자는 그 처방 가운데 하나로 청소년들의 가슴에 농심(農心)을 갖게 하는 4-H활동에 참여할 것을 권하고 싶다. 지(智)·덕(德)·체(體)의 교육이념과, 여기에 하나 더 큰 덕목인 노(勞)를 합치면 지·덕·노·체라는 4-H이념이 된다. 농촌현장에서 농업을 경영하고 있는 영농4-H회원뿐만 아니라 농촌과 도시의 학교에서 학생4-H활동을 하고 있는 4-H청소년들이 4-H활동프로그램을 통해 정서적으로 건실하고 튼튼하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 4-H운동이 미국에서 도입된 지 60년의 세월이 흘렀다. 지금 40∼50대 이상 된 기성세대는 이 운동에 대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4-H운동을 우리나라의 농촌부흥운동의 일환으로만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4-H의 이념과 활동프로그램은 모든 청소년들에게 유익한 것으로 도시청소년들에게로 파급되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확산될 것이다. 이러한 시대 변화에 따라 4-H의 민간운동 영역이 더욱 확대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육성법 제정 등 제도적인 뒷받침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실정이다.
지금 전국에는 9세부터 29세이 이르는 6만7천명의 4-H회원들이 활동하고 있고, 이중 80퍼센트는 농촌과 도시지역의 청소년인 학생회원들이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4-H이념을 바탕으로 농업과 농촌을 올바로 이해하고 자연을 사랑하는 심성을 기르고 있다. 4-H는 학교교육에서 자취를 감춰버린 농업과 자연을 체험으로 배워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몸으로 체득케 하고 우리 농산물의 올바른 소비자로 기르고 있는 농업·농촌을 바탕으로 한 유일한 청소년 사회교육운동이다. 4-H운동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자연의 섭리를 직접 접하게 하고, 먹을거리와 농식품의 소중함뿐만 아니라 도시와 농촌, 삭막한 사회속의 쉼터 같은 여유를 찾고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이룩해 갈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따라서 4-H운동에 대한 법적 근거를 하루 빨리 마련해 이 운동이 농촌지역뿐만 아니라 도시지역으로 더욱 확대돼 범청소년운동으로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창조적인 미래 청소년 육성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는 4-H운동의 새로운 도약을 위하여 농촌진흥청에서도 이재오 국회의원 등 16인이 발의한 ‘한국4-H활동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입법화하기 위하여 정성을 다하고 있다. 이 법안은 지금 4월 임시국회에 상정 심의될 것으로 보인다. 4-H의 재도약을 바라는 많은 4-H인들이 본법안의 성사를 기다리고 있다.
과거 4-H활동을 통해 과제를 실천하고, 리더십을 함양하여 농촌 사회에 진출한 선배를 비롯한 정·관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분들이 많다. 법안이 제정되기 위해서는 이분들과 더불어 전국의 450만 4-H인들의 적극적인 성원과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4-H활동 육성법이 제정됨으로써 우리나라의 4-H운동의 역사가 60여 성상 속에서 확대 발전의 전기가 될 수 있도록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와 법사위원회 등 관계되는 모든 분들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속히 입법화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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