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3-01 격주간 제647호>
< Cinema & Video > 춤과 노래 속에 살아 숨쉬는 감정들

드림걸즈

2001년 ‘물랑루즈’, 2002년 ‘시카고’, 2004년 ‘오페라의 유령’ 등 헐리웃은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영화로 정기적으로 만들어냈다. 무성영화가 유성영화로 바뀌면서 등장한 1952년 작 ‘사랑은 비를 타고’의 ‘진켈리’와 ‘스탠리 도넌’의 서커스 같은 안무는 없어졌지만 화려한 무대를 비롯한 시각적인 즐거움은 더욱 발전했다.
세상엔 기회를 만들어 줄 사람이 필요하다. 언제나 실력에 비해 번번이 오디션에 실패하는 디트로이트 출신 흑인 여성 트리오 에피(제니퍼 허드슨), 디나(비욘세), 로렐에게 야심만만한 매니저 커티스가 다가온다. 커티스(제이미 폭스)는 자동차 매매상이면서도 음반업계에 도전하려는 꿈을 지닌 철저한 장사꾼이다.
커티스가 갑자기 백 보컬을 필요로 하는 당신 최고의 인기 가수 제임스 썬더(에디 머피)에게 백 보컬로 여성 트리오를 소개시키면서 이야기는 시작한다. 그런데 커티스는 사업의 논리와 사람들의 감정을 잘 읽는 수완가였다. 디제이들이 틀지 않으면 인기를 끌 수 없는 당시 상황을 돈으로 해결해 가며 ‘썬더’를 디트로이트 흑인 사회에서 벗어나 전국 차트에 올려놓는다. 하지만 60년대는 흑은 가수들은 백인들 앞에 설 수 없던 시대였다. 결국 ‘썬더’에게는 한계가 온다. 이때 커티스는 흑인 남자가 백인 여자에게 통하지 않지만, 흑인 여자는 백인 남자에게 통할 수 있다는 점을 깨닫는다. 결국 커티스는 노래를 잘 부르지만 뚱뚱한 에피 대신 예쁘고 몸매가 좋은 디나를 리드 싱어로 내세우며, 좀 더 가벼운 음악을 하도록 트리오를 변모시킨다.
커티스의 예측처럼 대성공하지만 에피는 자신의 노래 실력으로 시작한 트리오에서 리드싱어 자리를 빼앗기자 불만에 찬다. 사랑하는 남자 커티스마저 디나에게 빼앗길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싸인 에피는 결국 ‘더 드림즈’에서 탈퇴하게 된다. ‘더 드림즈’는 화려한 길을 걷게 되고, 에피는 쓸쓸한 빈민가 생활을 시작한다. 영화는 ‘더 드림즈’의 해체될 시점에 디나와 에피가 다시 만나서 화해하고, 상업적인 매니저였던 커티스와 헤어지면서 끝난다.
뮤지컬 영화는 인물들의 감정을 춤과 노래로 표현하기 때문에 극적으로 헐겁거나 감정을 따라가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하지만 ‘드림걸스’는 다이애나 로스와 그녀가 속해 있던 여성트리오 ‘슈프림스’의 실재 이야기를 바탕으로 디나, 에피, 매니저 커티스, 이렇게 세 인물의 사실적인 욕망을 다뤘기 때문에 감정 이입이 쉽다. 춤과 노래뿐만 아니라 감동까지 있는 것이 ‘드림 걸즈’의 매력이다.
 〈손광수 / 시나리오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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