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3-01 격주간 제647호>
<이야기 한자성어> 空中樓閣(공중누각)
공중에 떠 있는 신기루(蜃氣樓)라는 뜻으로 내용이 없는 문장이나 쓸데없는 의론(議論), 진실성이나 현실성이 없는 일, 허무하게 사라지는 근거 없는 가공의 사물, 기초가 튼튼하지 못하여 무너지는 것 등을 비유적으로 나타낸 말이다.
송나라의 학자 심괄(沈括)이 저술한 일종의 박물지(博物誌)인‘몽계필담(夢溪筆談)’에 다음과 같은 글이 실려 있다.
“등주(登州)는 사면이 바다에 임하여 봄과 여름철에 저 멀리 하늘가에서 성곽과 누대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고장 사람들은 이것을 해시(海市)라고 말한다.” 여기서 ‘해시’라는 것은 ‘신기루’를 가리키는 말이다.
훗날 청나라의 학자 적호(翟灝)는 그의 저서 ‘통속편(通俗篇)’에서 심괄의 이 글에 대해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지금 언행이 허구에 찬 사람을 일컬어 ‘공중누각’이라고 말하는 것은 이 일을 인용한 것이다.”
당나라 초기의 시인 송지문(宋之問)도 ‘유법화사(游法華寺)’라는 시에서 “허공 속에는 누대와 전각이 이어져 있고, 마음속에는 구름과 무지개가 피어난다.”
신기루에 대해서는 이들의 저서와 시보다 먼저 ‘사기(史記)’ ‘천관서(天官書’편에 “신기(蜃氣)는 누대(樓臺)를 본뜬다. 넓은 들판의 기운이 궁궐을 이룬다”고 실려 있다. 여기서 신(蜃)은 큰 대합(大蛤)이나 혹은 교룡(蛟龍)의 일종으로 해석되고 있으며, 다 같이 그들이 뿜어내는 기운이 누대(樓臺)나 성곽(城廓)의 형상을 나타낸다고 하였다. 이 글에서부터 신기루라는 말이 나온 것이다.
비슷한 뜻으로 사상누각(砂上樓閣)이라는 말이 쓰이기도 하는데, 역시 겉모양은 번드르르하지만 기초가 약하여 오래 가지 못하거나 실현 불가능한 일 등에 빗대어 사용한다.
무슨 일을 하든지 기초를 단단하게 쌓고 꾸준히 노력하지 않으면 자신 앞의 성과물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신기루처럼 언제 사라질지도 모르는 불완전한 것이 되는 법이다.
〈빌 공(空), 가운데 중(中), 다락 누(樓), 집 각(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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