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2-01 격주간 제645호>
<이야기 한자성어> 투서기기(投鼠忌器)
‘쥐에게 물건을 던져서 때려잡고 싶으나 옆에 있는 그릇을 깰까 꺼린다’는 뜻으로, ‘나쁜 사람을 벌하고 싶어도 도리어 다른 손해(損害)를 볼까 봐 그렇게 하지 못함’을 비유한 말. 특히 임금 곁에 가까이 있는 신하를 제거하고 싶으나 임금에게 누(累)가 될까 그렇게 하는 것을 꺼린다는 의미이다.
중국 서한(西漢) 경제(景帝) 때의 정치가 ‘가의’는 황제의 측근에 위세를 부리는 한 무리의 신하들이 있는 것을 보았다. 그러나 사람들은 간접적으로 황제에게 죄를 범하는 일이 될까 두려워하며 감히 그들을 건드리지 못했다. 이에 가의는 한 가지 방법을 생각해 냈다.
어느 날 가의는 경제를 알현한 후 일부러 경제에게 이렇게 말했다.
“폐하, 폐하께서는 세간에서 말하는 ‘쥐를 때려잡고 싶지만 그릇을 깰까봐 겁낸다
(俚諺曰, 欲投鼠而忌器)’라는 말을 들어보셨습니까?”
가의는 천천히 말을 이어나갔다.
“쥐 한 마리가 조용한 밤중에 구멍에서 나와 무엇을 먹고 있다가 주인에게 발견되었습니다. 그러자 그 쥐는 쌀 항아리로 들어가 숨었습니다. 주인은 그 쥐를 때려 잡고 싶었지만 항아리를 깨뜨리게 될까 무서워 잠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경제는 이야기를 들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쥐를 때려잡으면서 항아리를 깨지 않는다는 것은 사실 어려운 일일 것이오.”
가의는 말을 계속하였다.
“같은 이치입니다. 지금 폐하의 주위에는 많은 신하들이 있는데 그들 가운데 많은 이들이 잘못을 저지르고 있지만 아무도 감히 그들을 비평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그들이 항상 황제의 곁에 있으므로, 폐하께 아뢰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 이야기를 듣자 경제는 비로소 자신이 처한 상황을 깨달았다고 한다.
또 삼국지에도 비슷한 상황이 소개 된다. 조조가 동탁을 몰아내고 황제 주위에서 권력을 쥐게 되었을 때에 황제와 함께 나간 사냥에서의 조조가 황제보다 더 설치는 모습을 보고 관우가 조조를 죽이려고 했다. 이에 유비가 눈짓으로 관우를 말렸다. 집으로 돌아온 관우가 불평을 하자 유비가 이렇게 타일렀다.
“쥐를 잡으려다 독을 깨뜨리면 큰 일 일세. 황제 폐하와 조조는 말머리 하나를 사이에 두고 나란히 서 계실 뿐 아니라 앞뒤에는 모두 조조의 심복이 둘러싸고 있지 않았는가? 만약 일이 성공하지 못하면 천자께서도 상하시게 되고 우리는 큰 죄를 모두 뒤집어쓰게 되었을 것일세.”
〈投 : 던질 투 / 鼠 : 쥐 서 / 忌 : 꺼릴 기 / 器 : 그릇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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