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1-15 격주간 제644호>
<이 한 권의 책> 풍자 속에 녹아 있는 심각한 외침

핑   퐁

항상 당하기만 하는 중학생 왕따 ‘못’과 ‘모아이’라는 두 주인공이 세상을 향하여 소리를 지르고 있다. 그 소리를 향해 눈을 열고 귀를 열어보는 것, 그것은 또다른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늘 빼앗기고 얻어맞기만 하는 두 주인공은 폭력과 기만, 사기 등 온갖 악의 요소를 대변하는 세력들로 둘러싸여 있다. 철저하게 무시당하기만 하는 그들은 무기력하게 폭력에 노출되어 있다. 그런 그들이 탁구대를 만나면서 탁구라는 매개를 통해 서서히 그들의 목소리를 낸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그들의 결정에 의해 이 세상의 운명이 판가름 나게 되는데, 그들은 세상을 포맷하고 새롭게 시작할 것인가, 아니면 현 세상을 그대로 유지할 것인가의 기로에 서게 된다.
작가 박민규는 기발한 상상력과 가벼운 터치로 결코 가볍지 않은 세상에 대한 인식을 제시한다. 경쾌하고 톡톡튀는 문체 속에 엄청난 글의 에너지가 숨어 있는 듯한 느낌이다. 우리 소설 중에도 이런 느낌의 작품이 있었나 하는 의구심이 들게 만드는 작품. 한계레21에서 선정한 2006년 국내서적 10에 선정되었다. 〈박민규 지음 / 창비 펴냄 / 9,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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