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2-15 격주간 제642호>
<이규섭의 생태기행> 15개 전문수목원으로 나눠 조성

국립수목원(下)

초겨울 수목원 감상포인트는 낙엽을 밟으며 사색의 여유를 즐기는 것이 제격이다. 골짜기에서 흘러드는 물을 막아 만든 숲 속의 작은 호수 육림호에 앉아 물 위에 떨어진 단풍잎을 감상해도 좋다. 이곳에는 특히 시각장애인을 위해 ‘손으로 보는 식물원’이 마련되어 있다. 시각장애인용 블록과 레일 옆에 버튼을 설치해 향기와 냄새, 잎의 감촉으로 나무를 구별할 수 있게 했다.

<시각장애인을 위해 조성해 놓은 ‘손으로 보는 식물원’>
국립수목원은 나무와 식물의 특징이나 용도, 기능에 따라 침엽수원, 활엽수원, 관목원, 외국수목원, 고산식물원, 덩굴식물원, 관상수원, 화목원, 습지식물원, 수생식물원, 약용식물원, 식용식물원, 지피식물원, 시각장애인을 위한 식물원, 난대수목원(온실)등 15개의 전문수목원으로 나누어 조성해 놓았다.
국립수목원이 지난해 6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3년부터 1년 동안 광릉 숲에 대한 조류 및 포유류 조사를 벌인 결과 조류 173종, 포유류 27종이 서식하거나 광릉 숲을 찾았다고 한다. 이는 처음 조사를 실시한 1932년(조류 157종, 포유류 30종)보다 조류는 16종(천연기념물 242호 까막딱따구리 등)이 늘고 포유류는 3종이 줄어들었다는 것. 광릉 숲 주변의 개발과 생태계 변화로 70여년 만에 늑대와 여우 등은 완전히 사라진 것으로 드러났다.
봄·가을에는 되새, 여름에는 직박구리가 광릉 숲에서 무리를 이뤄 살고, 포유류는 천연기념물 제328호 하늘다람쥐를 비롯해 청솔모, 멧돼지, 고라니 등이 살고 있으며 법적 보호종인 삵은 배설물을 통해 서식이 확인됐다.
국립수목원에는 최근 유치원 어린이들의 관람이 늘었다. 어릴 때부터 자연학습을 위해 바람직한 현상이다. 숲 해설가들의 설명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재잘거리지만 나무와 식물의 생태는 몰라도 수목원의 풍경은 오래 기억에 남을 것이다.
초겨울 수목원 감상포인트는 낙엽을 밟으며 사색의 여유를 즐기는 것이 제격이다. 골짜기에서 흘러드는 물을 막아 만든 숲 속의 작은 호수 육림호에 앉아 물 위에 떨어진 단풍잎을 감상해도 좋다. 나무로 만든 숲 생태관찰로를 따라 걸으니 호젓해서 좋다. 관찰로가 끝나면 침엽수림이다. 희귀수종인 눈잣나무, 울릉도에서 자라는 섬잣나무와 솔송나무, 한국특산인 구상나무, 외래수종인 뮤고소나무, 금반향나무 등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서리가 내려도 붉은 열매가 아름다운 낙상홍.>
관상수원과 산책로 곳곳에 눈길을 끄는 것은 감탕나무과의 낙상홍(落霜紅)이다. 잎이 진 나뭇가지에 진홍색 작은 열매가 다닥다닥 붙어있어 앙증맞게 아름답다. 추위에 강해 잎이 다 떨어지고 서리가 내려도 열매는 남아있다. 한겨울 쭈굴쭈굴해진 열매는 새들의 먹이가 된다.
일반수목원에 없는 곳이 ‘손으로 보는 식물원’이다. 시각장애인을 위해 향기나 특이한 냄새가 나거나, 잎과 줄기 등이 특별하여 손의 감촉으로 구분하기 쉬운 누리장나무, 정향나무 등을 모아 놓은 식물원이다. 시각장애인용 블록과 가드레일 옆에 버튼을 설치하여 쉽게 식물에 접근할 수 있도록 했고, 나무 앞에 수종명, 학명, 과명, 특성 등을 표기한 점자 표시판을 설치해 놓았다. 계절에 관계없이 둘러볼 수 있는 곳은 난대식물원. 온실은 4각 피라미드형으로 산을 상징하며 이중유리로 열 손실을 막게 지었다. 땅에서 겨울나기가 어려운 난대수종인 동백, 팔손이, 식충식물인 네펜데스와 자란, 새우란 등 320여종이 계절을 잊게 해준다.
국립수목원은 일반수목원과 달리 반드시 관람 5일 전까지 전화(031-540-2000), 팩스(031-540-2009) 또는 홈페이지(http://www.koreaplants.go.kr:9300/)로 예약을 해야 한다.
전문가가 동행하는 숲 해설은 오전 10시, 11시, 오후 2시, 3시에 방문자센터 앞에서 출발하며 1시간 정도 걸린다. 자동 해설 안내기를 이용하여 개별적인 숲 체험을 할 수 있으며 대여료는 2시간에 1,000원이다. 입장료는 어른 1,000원 청소년 700원 어린이 500원. 토요일, 일요일, 법정 공휴일은 문을 열지 않는다. 〈끝〉
 〈이규섭 /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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