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2-01 격주간 제641호>
<時論> 성공적인 과제활동의 길을 열어야

권 일 남(명지대 교수)

4-H생활은 과제활동에서 시작되어 과제활동으로 끝난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과제활동을 뺀 4-H활동은 무의미하다. 과제활동은 학생의 창의성과 다원적 역량을 계발하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 학교 교육의 보완적 기능을 수행한다는 설명이 가능하다.
이는 마치 줄탁동시(啄同時)의 개념과 같다. ‘줄탁동시(啄同時)’는 불교용어로 ‘스승은 제자를 참되게 이끌어 주고, 제자는 그것을 자기 것으로 만들려고 노력할 때 깨달음을 얻는다’는 의미이다. 병아리가 알 속에서 껍질을 쪼는 것을 ‘줄()’이라 하고, 어미 닭이 그 소리를 듣고 껍질 바깥쪽을 깨뜨려 주는 것을 ‘탁(啄)’이라 한다. 병아리가 혼자 바깥세상으로 나오기 힘들 때 어미 닭이 쪼아 병아리가 알에서 나오게 해준다는 말이다.
학창시절에 단체활동을 하는 것은 학생이 학업에서 필요한 가치를 얻기 위해 선생님과 만남의 기회를 통하여 자신의 역량을 극대화하며 깨달음을 이어나가는 동시적 활동이기에 줄탁동시(啄同時)와 같다.

여러가지 가치 부여해 주는 4-H
청소년이 성인으로 올바르게 자라기 위해서는 매 순간마다 필요한 역량을 하나로 집약하는 집중력이 필요하다. 자신이 원하는 내용에 대해 즐거움과 삶의 맛을 느끼는 동기가 선행되어져야 한다. 이러한 동기는 어느 한 곳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청소년, 교사 그리고 4-H본부의 지도자들이 한마음으로 나서야 한다.
4-H활동은 학생들에게 여러 가지의 가치를 부여해 준다. 첫째는 소속감, 둘째는 성취감을 통한 성숙, 셋째는 독립성, 넷째는 관용성을 깨닫게 해주는 소중한 체험의 기회를 얻게 된다. 그런데 이러한 체험은 단순히 회원활동으로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4-H가 제공하는 과제활동이라는 방법을 통해서 얻게 된다.
여러 청소년단체가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지만 4-H의 과제활동과 동시적 개념으로 평가할 수 없다. 4-H는 다른 단체와는 달리 학습자에게 자기주도학습, 문제해결학습, 창의적이고 성숙한 시민성 등의 습득에 초점을 두고 이를 지·덕·노·체의 목표에 담아 실천에 옮기도록 한 활동이다. 즉 4-H활동을 통해 땀을 얻고 자신과 타인의 소중함을 한걸음 한걸음 깨달아 가는 것으로 학생과 교사가 공유하면서 나누는 활동인 셈이다.

과제활동 지원 노력 필요
학생과 교사가 체험하는 과제활동이 ‘줄탁동시’라면 과제활동의 학습효과를 증진하고 과제를 통해 학생 개개인이 4-H의 의미를 깨달아 글로벌리더로 자라날 수 있도록 과제의 속성을 더욱 가치 있게 만들어주는 것이 바로 ‘화룡점정(畵龍點睛)’이 된다.
‘화룡점정(畵龍點睛)’은 무슨 일을 할 때 최후의 중요한 부분을 마무리함으로써 그 일이 완성되는 것이며, 또한 일 자체가 돋보인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선생님이 과제활동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도록 4-H본부에서 해 주어야 할 일이다. 즉 과제활동의 의미와 효과, 그리고 과제를 잘 수행하도록 지원하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아무리 좋은 활동이라고 해도 교사의 지원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그렇지만 교육여건은 주5일제 등으로 나날이 단체에 호의적이지 못할 것 같다. 그렇지만 4-H활동이 없으면 학생에게 학업에서 미진한 생명체험, 환경체험, 농업체험, 기타 체험의 진수를 얻게 하기 어렵다.
교사와 4-H본부 지도자 모두가 줄탁동시(啄同時)와 화룡점정(畵龍點睛)의 의미를 이해하고 학생에게 표상이 될 수 있는 길을 찾아준다면 과제활동에 학생의 참여를 독려하지 않아도 성공적인 과제활동의 길은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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