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2-01 격주간 제641호>
<4-H교사 이·야·기> 농촌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고 용 달

우리 용문중학교의 총동창회장이시기도한 예천군농업기술센터 소장님의 ‘4-H지도교사를 한 번 해 보지 않겠느냐’는 권유를 받고 처음에는 많이 망설이기도 했다. 학생들이 교실에서 지식을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연 속에서 각종 체험활동을 통하여 호연지기(浩然之氣)도 기르고, 자연을 통하여 서로 사랑하고 도우면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마련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생각하고 4-H교사가 되었다.
우리 학교는 전교생이 28명의 소규모 학교로 결손, 조손(祖孫), 기초생활수급자 가정 등 문제점을 가진 학생이 많다. 가정과 사회로부터 소외된 이런 학생들을 사랑으로 감싸주고, 용기와 희망과 자신감을 불어 넣어 주기 위해서는 4-H회와 같은 단체 활동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2004년 용문중학교가 폐교 대상학교로 선정이 되자 전 교직원이 학교 살리기 운동에 참여하게 되었다. 전국의 동문들이 나서고, 신문에서도 농촌 학교의 애틋한 모교 살리기 운동을 펼쳐 나가 동문들이 힘을 모아서 교복, 중식 등을 전액 지원하고 있다.
2년이 지난 지금은 생각지도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 해마다 학년말이 되면, 환경이 좋은 도시 학교로 전학을 가는 행렬이 줄을 이었는데, 다행이 지금은 한 사람도 외부로 진학하지 않게 되었고 다른 지역으로 떠났던 학생들도 하나 둘씩 고향 학교로 돌아오고 있다.
이러한 우리 학교에서 4-H활동을 하고 있는 회원들은 개인과제로 1인 1화분 국화 가꾸기를 실시했으며, 1년 동안 열심히 국화를 가꾸어 2박 3일 동안 열린 ‘솔숲제’ 행사에서 학부모님들로부터 많은 찬사를 받았다. 또한 학교를 끼고 흐르는 금천의 환경정화활동을 정기적으로 실시하여 깨끗한 하천을 만들어 주민들로부터 찬사를 받기도 했다. 2005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금당실 솔숲 가꾸기를 지속적으로 실시하여 학생들에게 숲의 소중함을 느끼게 하기도 했다.
올해 여름방학에는 4-H회원 15명이 문경에 위치한 궁터마을을 찾아 ‘농업·농촌·자연 지킴이 활동’을 실시하였으며, 이를 통해 농촌의 현실을 이해할 수 있었다. 아울러 자연생태탐사활동, 문화유적지 탐방, 놀이체험, 우리 전통문화 학습활동 등 농촌현장중심의 학생4-H활동을 실시하여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어 교사로서 흐뭇함을 느꼈다.
학생들의 호응과 열기도 뜨거웠지만 이러한 활동을 통해 우리도 무엇보다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이 가장 큰 소득이라 생각된다. 이러한 지도성과로 제45회 경상북도 4-H경진대회 동상을 교육감으로부터 수상하기도 했다.
이제까지의 4-H활동의 목표가 농촌진흥과 영농후계자 육성, 민주시민의 양성에 있었다면 이제는 생각이 달라져야 한다고 본다. 지금 농사에 종사하지 않더라도 농촌의 편에 서서 농업을 이해하고 생각하는 사람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지 않을까. 학생들의 4-H활동의 의미를 우선 거기서 찾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경북 예천군 용문중학교4-H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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