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1-15 격주간 제640호>
<4-H인을 찾아> ‘실천하는 4-H인’ 회원들에 귀감

<네잎클로버만 봐도 가슴이 울렁인다는 황용하 소장>

황 용 하 소장
충북 괴산군농업기술센터 장연면상담소

“구호로만 내뱉는 4-H는 4-H가 아닙니다. 서약을 제창하고 노래를 부를 줄 아는 회원들마저도 이제는 점점 줄어드는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이를 생활 속에서 행동으로 실천하고 배우는 회원들이 과연 얼마나 될 지….”
4-H관련 교재라면 어디에나 등장하는 4-H금언 ‘Learning by doing’. 충북 괴산군 장연면상담소 황용하 소장(55·괴산읍 서부리)은 진정한 4-H인이 되기 위한 조건으로 실천력을 최우선으로 꼽는다. 그래서 그는 농촌지도소 4-H담당자 시절 경진대회나 야영교육 등 대규모 행사 시에는 꼭 ‘4-H선배 성공담 사례발표’ 시간을 넣었다. 실제 적용사례를 접해봄으로써 이론의 접목 과정을 깨우치고, 일종의 자극제가 되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벌초 봉사 최초 도입

1976년 농촌지도소에 발령받으면서 지도사업에 몸담은 황 소장이 3년 뒤 괴산군으로 자리를 옮겨 본격적으로 추진한 사업이 회원 배가였다. 당시 8000명이던 회원이 4년 만에 1만4000명으로 늘었으니 말 그대로 두 배가 되었다. 늘어난 회원만큼 활동의 질적 향상에도 힘을 기울였다. 전국에서 최초로 도의 생활과제로 무연고묘 벌초 봉사를 성공적으로 실시해 1982년 4-H중앙경진대회에 모범 사례로 소개되는 영광도 안았다.
4-H담당자라는 위치는 달콤한 신혼 생활마저 맘대로 누릴 수 없게 했다. 신혼의 단꿈도 저버리고 행사 때면 여회원들을 집에 재우는 대신 센터에서 자는 일이 다반사였다. “지금 생각하면 사명감 하나로 버텼던 것 같습니다. 회원들 경조사까지 챙기려니 박봉을 쪼개고, 이것도 모자라 귀금속까지 팔아야 할 정도였죠. 그래도 이 친구들이 명절이나 스승의 날 찾아오는 걸 보면 고맙기도 하고, 보람을 느낍니다.” 4-H회원끼리 27쌍을 맺어줘 부부회원 모임을 결성하는데 일조를 하기도 했는데, 아직까지도 모임이 잘 이뤄지고 있어서 흐뭇하다고 한다.

<학생회원들에게 회의진행법을 강의하고 있는 화용하 소장>
나를 이끈 원동력 과제활동

중학교 때 4-H라는 걸 알게 된 황 소장은 또래 친구들과 농촌계몽에 관심을 갖고 4-H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의사봉을 앞에 두고 회의를 진행하는 곳은 4-H회 밖에 보지 못했다는 그는 이런 점에 남다른 매력을 느꼈단다.
식량 증산과 다수확이 국가적 과제와 목표였던 시절이었기에 그의 4-H활동도 가난과 무관치는 않았다. 넉넉지 못한 형편 탓에 스스로 학비를 조달하고 생계 유지에도 힘을 보태야 했다. 그래서 선택하는 과제활동은 오이나 호박을 맞접붙이기 해서 내다 파는 식의 ‘자급자족형’ 과제가 주를 이루었다. 또 토지이용 고도활용 과제 부문에서 전국 1위를 달성할 만큼 연구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이것은 봄에 배추, 여름에 열무, 가을에 감자를 심는 식으로 토지 활용도를 높여 좁은 토지에서 많은 수확량을 거두는 것을 말한다.
쓸만한 재목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초를 튼튼히 세워야 한다는 그의 철학은 과거 고생했던 뼈저린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래서 지금도 회원들에게 ‘수신제가치국평천하’를 강조한다.
황 소장은 앞으로 열린 공간으로 농민 상담실을 만들어 대화를 나누고, 4-H유물과 역사자료를 전시해 과거를 되돌아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1996년부터 5년 동안 괴산군클로버동지회장을 역임한 황 소장은 전국에서 손꼽을 정도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분기별 모임을 정기적으로 갖고, 4-H회원 행사가 있을 때면 장학금과 물품을 지원하고 있다. 35세 이상 기혼자를 주축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현재 43명의 회원이 등록 활동하고 있다.
영농4-H회원을 전문 영농후계인력으로 육성하려면 지도사도 그에 걸맞게 전문기술을 습득해 보급할 수 있는 수준이 되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네잎클로버 마크만 봐도 가슴이 울렁거린다는 황 소장. 가을 선선한 바람이 불면 ‘4-H경진대회 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든다는 황 소장의 가슴에는 언제나 4-H가 살아 숨쉬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지도사

손 용 철 (충북 괴산군농업기술센터)

“농업기술센터에서 수십년 간 인력육성 업무를 담당하셨기 때문에 회원들을 대하는 모습을 보면 아직까지도 애정이 각별하십니다. 회원과 끈끈한 정을 나눌 수 있는 마음가짐, 소신과 사명감을 갖춘 지도사이셨죠. 아마도 이런 자세를 다른 지도사들에게도 주문하고 싶으실 겁니다.”
손용철 지도사는 황용하 소장의 깊은 연륜에서 우러나는 조언과 충고가 가슴에 와 닿을 때가 많다며 많은 이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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