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1-01 격주간 제639호>
<그린투어 현장> 전남 나주 영산나루마을

영산강 갈대숲 뚝방길 따라 늦가을 만끽

호남의 젖줄인 영산강이 굽어 흐르면서 감싸고 도는 마을. 늦가을 강바람을 맞으며 갈대의 서걱거리는 소리를 벗 삼아 걸어보는 것도 겨울이 오기 전에 맛볼 수 있는 낭만이리라.
전남 나주시 공산면 신곡리의 ‘영산나루마을’은 강과 함께 자리 잡은 농촌풍경을 만끽하며, 그 속에서 여유와 풍요로운 농심을 느낄 수 있는 마을이다. ‘나루동산’이라고 이름 지어진 뚝방길 따라 펼쳐진 풍경 속으로 거닐다 보면 시원한 강바람에 온갖 잡념을 버릴 수 있다. 특히 아침 식사 전에 가벼운 산책을 하기에는 더없이 좋다.
마을에 준비된 자전거를 타고 뚝방길 하이킹을 떠나는 것도 신나는 체험이 될 수 있다. 연인끼리,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타는 2인용 자전거도 준비되어 있어 누구나 자전거 하이킹을 즐기며 농촌의 들녘을 달려볼 수 있다.
영산나루마을의 가장 주된 체험은 뭐니 뭐니 해도 나루터와 단짝인 ‘배(船)’ 체험이다. 영산강을 오르내리는 배가 사라져버린 지금, 나룻배 체험과 배 대신 뗏목을 만들어 탈 수 있는 체험이 준비되어 있다. 요즘 청소년들에게 다소 낯선 뗏목. 대나무를 하나씩 엮어가며 대나무 뗏목을 만드는 법을 매우고, 완성된 뗏목을 영산강에 띄우고 타볼 수도 있다. 돛을 올린 근사한 모양의 뗏목 위에서 느끼는 황홀함이 상상만으로도 즐겁다.
뗏목체험 외에도 간단한 모형 배를 만들어서 소원을 담아 강물에 띄워 보내기도 한다. 또 ‘영산 배따라기’ 체험도 할 수 있다. 이 배따라기는 과거 영산강을 통해 중국으로 떠나는 사신의 출발 광경을 보여주는 것으로 춤으로 형상화되는 것에서 출발하였는데, 나루마을에서는 연등을 만들어 그 속에 기원을 강에 띄워보내고 있다. 연등과 양초를 손수 정성을 다해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은 체험이고, 강물에 수십개의 등이 떠내려가는 관경을 보는 것도 즐거운 시간이 될 법하다.
이외에도 강과 어울려가며 붕어 등의 민물고기를 잡을 수도 있고, 늦가을과 겨울에는 뚝방에서 연을 만들어 날릴 수도 있다. 재밌는 것은 강변의 넓은 들에서 장치기·정치기 체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필드하키와 비슷한 장치기는 남자들이, 골프와 비슷한 정치기는 여자들이 주로 할 수 있는 독특한 게임이다.
이 마을에는 아주 특별한 굴이 있다. 일제강점기 때에 일본군이 금을 채취하고 운반하기 위해 파 놓은 금강굴이 바로 그것인데, 대부분의 일제시대 때 금강굴이 폐쇄된 것과는 달리 이곳은 지금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어 색다른 체험장이 되고 있다. 폭이 3m정도 되는 이 굴은 금을 운반하기 쉽게 영산강까지 직선으로 연결되어 있는데,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여 휴식을 취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늦가을 가족 단위, 학교 단위로 추수가 끝난 들녘과 강바람을 찾아 떠나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최근 드라마 주몽의 세트장도 이 마을에서 가까워 더 좋은 나들이가 될 수 있다. 나주시에서 무안 방향으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
〈http://naru.go2vil.org / 방문문의: 011-9603-3552(김승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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