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는 농촌이 고향이거나 마음의 고향으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명절이면 조상과 일가친척, 부모님이 계시는 고향을 찾고 일과 더위에 지쳐 쉬고 싶을 때도 농촌을 찾습니다. 농촌은 농업이 있어야 유지되고 우리의 역사와 문화는 농업을 빼고는 생각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오늘 우리 농업이 역사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먹을거리의 전면적이고도 급속한 개방은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파괴하고 있으며 온 국민의 식탁마저 크게 위협하고 있습니다.
먹을거리가 넘쳐나도 마음 놓고 먹을 먹을거리는 부족하며 최근에는 수입곡물 가격마저 하루하루 치솟고 있습니다. 농업의 위축은 농업 관련 산업의 발전을 저해하고 산업부문간 연관효과를 축소시켜 국민경제의 지속적인 발전에도 걸림돌이 됩니다. 대규모 이농은 농촌지역의 공동화를 불러오고, 청정해야 할 국토환경은 오염되고, 밀집되는 도시인구는 실업과 도시빈민문제를 유발하는 등 심각한 사회문제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제 농업의 문제는 단지 농사짓는 농민만의 문제가 아닌 전 국민의 문제가 되었습니다.
우리 국민들 대부분이 농업·농촌이 필요하고 중요하다는 데 공감합니다. 그러나 국가 경제의 발전을 위해서는 일정정도 농업의 희생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래서 많은 국민들이 농업을 지키려는 농민들의 애타는 절규를 안타깝게 지켜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제 눈물겨운 농민들의 몸부림에도 우리 농업은 더욱 무너져, 이대로 가면 되살아날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고 있습니다. 더 이상 방관한다면 앞으로 이 땅에서 우리 농업은 찾아볼 수 없게 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마저 낳고 있습니다.
최근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와 바이오에너지 개발 등으로 환경생태계의 파괴에 따른 식량위기가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이는 인류생존에의 불안감으로까지 증폭되면서 농업의 중요성이 다시 새롭게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런 전 세계적인 흐름이 아니어도 이제 성장지상주의 속에서 가려졌던 농업의 다양한 가치들은 새롭게 재발견되어야 합니다. 농업은 단순히 농산물을 생산하는 산업부문의 하나가 아니며, 농업이 희생되어야 우리경제가 발전하는 것도 아니란 것을 재인식해야만 할 시점입니다.
우선 우리농업은 국민의 안전한 먹을거리를 안정적으로 생산하여 공급가능하게 하며, 쾌적한 환경을 가꿔 국민에게 복무합니다. 또 자연의 순환을 통한 생태계의 보전과 지역사회와 지역 경제의 활성화를 통한 지역공동체 유지를 가능하게 합니다. 씨 뿌리고 가꾸는 과정에의 참여는 미래세대가 살아갈 원동력이 되는 생명에의 존중감과 더불어 사회적 약자에 대한 돌봄과 돌봄노동의 가치를 인식하게 합니다. 또 농경을 바탕으로 하는 우리의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시키고 사회복지실현의 자원이 되기도 합니다. 이토록 농업은 보는 관점과 태도에 따라 다양한 역할과 기능을 수행합니다.
국민농업포럼은 사회 각계각층의 단체·개인들 간의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경제적 생산액만으로 단순평가 될 수 없는 농업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국민들과 나누고자 합니다. 국민들과의 소통을 통해 국민들의 관심과 사랑 속에 농업이 지속가능하도록 사회적 지지, 지원을 만들어 가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농업·농촌의 대안담론을 마련해 사회적 의제화 하고 사회적 연대를 위한 여론을 형성해 나갈 것입니다. 아울러 농업을 통한 우리 국민들의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추구할 것입니다.
농민은 마음 놓고 안전한 먹을 거리를 생산하면서도 생활이 유지가능하고, 소비자는 안전한 먹을거리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농업과 식량체계의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 우리농업을 빼어난 기후와 토양조건, 농민의 부지런함과 섬세함을 밑받침으로 한 생태순환형 친환경농업으로 바꾸어나가는 데도 일조하고자 합니다. 또한 전 국민이 농업을 접하고 농업과 함께 건강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도 노력할 것입니다.
이제 국민과 함께, 농업과 함께, 민족의 밝고 희망찬 미래를 열어가고자 합니다. 쉽지 않은 길 여러분의 참여로 가능할 것이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