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1-01 격주간 제667호>
<4-H교사 이야기> 자연을 벗 삼아 실천하는 삶 살아가

<백 남 희>

참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우리 학교는 ‘더불어 사는 삶’을 핵심 교육목표로 삼고 있는 개교 5년차의 도시형 대안학교이다. 개교초기부터 학교교육철학을 구체적으로 느끼고 실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체험교과와 동아리를 만들었고, 이중 4-H활동은 우리 먹거리와 환경문제에 대해 직접 이해하고 실천하는 시간이기에 아이들이 가장 관심이 많다.
우리 학교가 본격적으로 학교4-H활동을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4-H의 취지가 학교 철학과 맞아 아이들이 매우 좋아하는 활동 중에 하나이다.
올 한해 4-H회원들과 함께한 여러 활동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을 꼽는다면 아이들과 함께 땀 흘린 텃밭을 일궜던 일과 2박3일간의 농촌봉사활동, 2박 3일간의 도보기행이다.
특히 올 한해는 변화무쌍한 기후 변화와 새, 벌레의 공격으로 아이들이 열심히 가꾼 채소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하긴 했지만, 곡괭이 끝이 휘어질 정도로 고생하며 밭을 만들었다.
또 인간 소가 되어 돌 고르기도 해보고, 인간오리가 되어 제초작업을 하는 등의 과정 속에서 좌절과 기쁨, 천국과 지옥(?)을 오가며 봄 농사부터 가을 농사까지 심고 싶은 것, 해보고 싶은 것을 다 해보았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결코 농사는 낭만적이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깨닫고 우리 먹거리가 얼마나 힘든 과정을 통해서 식탁까지 올라오는지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우리는 좀 더 농부의 삶을 체험하고자 봄엔 ‘흙과 함께 땀 한 방울’이라는 주제로 우리 먹거리를 제공해주는 충주시 소태면 복탄리를 2박3일간 방문하여 우리 먹거리의 귀중함과 농촌의 부족한 일손을 도울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을 가졌고, 가을엔 ‘대관령을 넘어 동해로’란 주제로 직접 대관령 자락을 따라 걸으면서 가을정취에 흠뻑 취하며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을 직접 느껴보았다. 이렇듯 아이들과 함께 자연을 벗 삼아 지내다 보니 1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4-H활동 중 농사를 매우 중요하게 가르치다보니 우리 학교를 다닌다고 하면, 아이들이 주위 사람들로부터 듣는 말 중의 하나가 “너 왜 농사짓는 학교를 가니?”, “그 학교는 농사도 짓는 다면서?”라는 말을 듣게 된다고 한다.
분당이라는 지역적 특성도 있겠지만, 지금 농사란 그저 힘든 일, 돈이 안 되는 일, 아주 낙후된 일로 치부되는 것이 현실이고, 이러한 상황에서 더구나 대입 준비하기도 바쁜 우리나라의 교육현실에서 본다면 우리 학교 4-H활동은 코미디처럼 느껴질 것이다. 농업이 천대받고 있는 현실과 정해진 시간표가 있는 학교 안에서 4-H활동과 실천은 힘들고 어려운 과정일 것이다.
하지만 점점 아이들의 놀이터마저도 흙이 없어지고 있는 현실 속에서 학창시절에 흙을 만지고 작물 기르기 등의 체험을 하지 않는다면 도대체 언제, 어디서 할 것인가?
그러나 현실의 답답함 속에서도 힘이 되어준 여러 동지와 친구들이 있기에 두 어깨가 무겁기만 하다. 이우중 4-H회원들과 고등학교 은사님이신 전북 완주고등학교 이상호 선생님(4-H지도교사)의 격려, 성남시4-H지도교사 및 농업기술센터 여러 선생님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자 한다.
 〈경기 성남시 이우중학교4-H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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