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2-01 격주간 제665호>
<회원의 소리> 새로운 4-H 변화하는 4-H

박 원 일 감사(제주특별자치도4-H연합회)

내가 초등학교를 다니던 시절의 일이다. 학교 가는 길에 늦가을 감나무 끝에 달린 감 하나가 나의 눈에 띄었다. 몇 일후 나무 주인은 감을 수확했고 감은 눈에 띄게 숫자가 줄어들었다. 하지만 내가 지켜보던 감은 나무 끝에 달려 있던 것이라 몇 개의 감과 함께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등하교 길에 감을 보면서 하루를 시작하고 마감했던 터라 그 자리를 지키고 있던 몇 개의 감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그러나 어느 덧 나의 마음은 바라보는 것을 지나쳐 욕심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그래서 서리를 계획하게 되었고 실행에 옮겨지는데 그다지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감나무가 약하다는 것을 그때 새삼 느꼈다. 팔이 닿지 않자 이동하는 무게를 이기지 못해 바닥으로 떨어졌고, 나의 서리행각은 그렇게 막을 내리는 듯했으나 한 번 마음먹으면 꼭 해야 하는 성격 탓에 몇 차례 시도 끝에 서리에 성공할 수 있었다. 온몸에 피멍이 들고 만신창이가 되었지만 그때의 그 감은 무엇보다 달콤하고 그리운 고향의 맛이 되었던 것 같다.
그때는 몰랐지만 그 기억은 20대 후반 인생의 전환점에 서서 많은 깨달음을 주는 소중한 추억이 되었다.
너무나도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 하지만 욕심이 크면 커다란 화를 부른다는 교훈과 함께 원효대사의 “모든 것은 생각하기 나름이다” 라는 말을 깨닫게 해주었다.
이 말은 지금의 4-H에 걸 맞는 말인지도 모른다. 80년대는 새마을운동으로 “잘살아보세”라는 말이 성행했던 시대였다. 짧은 생각이지만 그 당시에는 ‘우리’보다 ‘나’에 초점을 맞춰 그런 말을 사용했던 것 같다. 하지만 2000년대를 사는 우리는 새로운 도약에 발맞춰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우리 모두가 잘살아 보세”란 말이 더욱 어울리는 세상이 되었다.
오렌지 수입에서 FTA까지 우리 농가에 위기가 찾아오고 있지만, ‘위기 속에 기회는 반드시 찾아온다는 말’이 있듯이 우리들은 적극적인 사고방식과 슬기로운 자세로 대응해야 할 것이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선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4-H슬로건 “좋은 것을 더욱 좋게 실천으로 배우자”도 좋지만 “더 좋은 것을 더욱 좋게 실천으로 배우자”, ‘더’ 란 글자가 추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세상은 무섭게 변화하고 있다. 새롭게 변하지 않으면 나태해지고 발전이 없는 세상에 살고 있는 우리 4-H인들이다. 변화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더 발전하기 위해서 새로운 생각으로 새롭게 변해야 한다는 말을 감히 해본다.
지난 60년의 전통도 중요하지만 과거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새롭게 과감한 변화를 시도해야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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