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1-01 격주간 제663호>
<회원의 소리> 4-H활동을 하면서

조 현 자(경기도4-H연합회 부회장)

내가 처음으로 4-H를 접하게 된 것은 고등학교 C.A시간에 어디에 들어가야 할까 고민하던 중 중학교 선배의 권유로 가입하게 되었다. 처음엔 그냥 특별히 하는 일이 없어서 ‘그냥 학교 내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클럽이구나’라고만 생각했다. 헌데 5월쯤 청소년의 달 행사로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문화탐방도 시켜주고, 영농 4-H선배들이 직접 음식을 준비해 오셔서 주말에 축구도 하고, 하계수련회에 대해서도 의견을 묻는 모습이 너무 좋아 보였다.
그래서인지 계속 4-H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기다리던 하계수련회 날 선배들은 너무 무서웠다. 2박3일 동안 관내 다른 학교 학생들과 친해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줘서 좋기도 했지만, 극기 훈련은 너무 싫었다. 비 오는 날, 그 비를 다 맞으며 훈련을 받고선 내년부턴 절대로 안하겠다는 얕은 마음도 먹었었다.
하지만 결국 고등학교 3년 동안 4-H를 해왔고, 졸업할 무렵 영농4-H선배들로부터 앞으로 계속 우리들과 함께 해보자고 전화가 왔다. 그땐 솔직히 직장도 다녀야 하기에 고민도 했었지만, 결국 직장을 다니면서 지금껏 4-H활동을 하고 있다.
선배들과 함께 매 행사를 준비 할 때마다 서로 다른 의견에 언성도 높아지지만 한 행사를 무사히 끝내기 위해 짧게는 한달, 길게는 서너 달씩 아침부터 저녁까지 준비하는 선배들을 보면 다신 활동을 안 하겠다고 마음먹었던 내가 부끄러웠다.
4-H를 시작하며 시여부회장, 회장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바로 많은 회원들의 마음을 읽어줘야 했고, 그 사람들의 의견 하나하나를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의견들에 대해서 좋은 것을 찾아내야 한다는 게 내겐 너무나 힘들었고, 처음으로 사람을 대하는 게 힘든 일이라는 걸 깨달았던 것 같다. 다행히 나에겐 든든한 선배들이 많은 조언도 해주시고, 오히려 회원들이 나의 마음을 이해해 준 덕에 10년 동안 4-H를 해오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직장인들은 한해가 시작되면 명절과, 여름휴가를 기다리는데, 나의 여름휴가는 4-H에 다 쓰인 것 같다.
또한 나에게 많은 것을 일깨워주고, 리더쉽을 심어준 4-H는 마약보다 더 무서운 무언가에 중독된 묘한 기분이 있다.
하지만 그 기분을 이젠 많은 여성 회원들이 느끼지 못하고 있다. 갈수록 4-H가 예전보다 많이 없어진 것도 분명하고, 여성회원들은 대부분 직장생활과 결혼을 하면서 많은 행사에 참석하는 게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나도 직장생활을 하고는 있지만 회사에서 분명 4-H에 대해 알지 못했다면 4-H를 못했을 것이다. 또한 4-H에서 신랑을 만나지 못했더라면 아마도 결혼을 하면서 4-H를 못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있다.
나도 내년 3월이면 두 아이의 엄마가 된다. 앞으로 내 아이들도 4-H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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