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0-01 격주간 제637호>
잎부터 뿌리까지 하나도 버릴 것 없어

나무이야기 - 뽕 나 무 -

뽕나무는 예부터 나랏나무로 귀히 여겼다. 중국에서는 새로운 왕조가 탄생할 때마다 조상들의 위패를 모시는 사(社)에 뽕나무를 심고 새로운 나라의 안녕을 기원했다. 우리나라는 조선시대 궁중에 뽕나무를 심고 잠실을 설치하여 누에치기를 장려했다. 지금의 잠실동과 잠원동이 옛날에는 잠실(蠶室)이 있던 곳으로, 그만큼 양잠이 나라의 경제에 크게 기여했음을 알 수가 있다.
이 같은 양잠을 위해서는 누에의 먹이가 되는 뽕나무의 재배가 필연적이었는데 얼마 전까지만 해도 비단을 생산하는 우리의 노력은 눈물겨운 것이었다. 한동안 뽕나무의 재배가 거의 없어지더니 최근 뽕나무의 재배면적이 크게 늘었다고 한다.
쐐기풀목 뽕나무과(科)의 뽕나무는 표고 100~1100m의 마을 부근에서 자란다. 낙엽활엽교목 또는 관목인 뽕나무는 높이가 3m 또는 그 이상의 것도 있다. 잎은 계란꼴 원형이며 3~5개로 갈라지며 가장자리에 둔한 톱니가 있으며 끝은 뾰족하다. 꽃은 6월에 피며 열매는 6월 말경 검붉게 익는다. 수피는 회갈색이며 가지는 회갈색 또는 회백색이다. 뿌리는 누런색에 흰 점이 배열되어 있으며 사방으로 길게 뻗는 특징이 있다.
뽕나무와 누에가 갖고 있는 각종 의학적 효능들이 속속 검증되면서 양잠산업이 다시 활기를 띠게 됐다. 뽕나무는 본초강목에서 “뿌리부터 잎, 껍질, 열매까지 어느 것 하나 약으로 쓰지 않는 것이 없다”고 했다. 누에가 먹는 유일한 음식인 뽕잎은 50여종의 미네랄과 20여종이 넘는 아미노산이 함유된 영양의 보고로 알려졌다. 특히 모세혈관을 강화시켜 뇌출혈을 예방하는 ‘루틴’과 고혈압을 치료해 주는 ‘가바’가 다량으로 함유되어 있다.
단단한 흙을 뚫고 힘있게 뻗어나가는 뿌리는 간을 보호하는 효과가 있다. 동맥경화의 주원인인 콜레스테롤 수치를 크게 저하시키는 물질이 뿌리에 함유되어 있다. 가지는 막힌 곳을 뚫어주는 효험이 있다. 담이 들거나 경락이 막혀 통증을 유발할 때 효과를 보인다. 열매인 오디는 당뇨와 오장에 이롭다고 동의보감은 밝힌다. 또 귀와 눈을 밝게 해 주고 백발을 검게 해 준다고 한다.
뽕나무의 번식은 실생과 접붙이기, 꺾꽂이, 취목까지 된다. 유사종으로는 처진·산·꼬리·섬·가새·몽고·왕·들뽕나무가 있다. 거북과 뽕나무가 말이 많아 피해를 봤다는 ‘신상구(愼桑龜)’란 말을 조심하라는 뜻의 고사이다.
뽕나무는 수형이 원형으로 옆으로 퍼지고 척박한 토양에서도 잘 자라며 생육속도가 빨라 녹음수로 이용이 가능하다. 이런 나무를 정원에 심어 건강을 챙기는 것도 현대를 살아가는 한 방법이 아닐까?

목록
 

간단의견
이전기사   김장용 배추 2만2000포기 심어
다음기사   현장에서 배우고 익힌 솜씨 겨루기 한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