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0-01 격주간 제637호>
“하나가 더 늘었어요…풍물활동에 야생화 가꾸기까지”

학교4-H회 탐방 강원도 양양여자고등학교

<야생화와 국화를 돌보며 아름다운 학교를 가꾸어 나가는 양양여고4-H회원들.>
4-H활동은 실업계 고등학교에서 하는 것이다? 대답은 ‘아니올시다’이다. 이제 이런 편견은 과감히 버려야 할 때. 물론 대부분 실업계 학교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대학 진학을 목표로 둔 인문계 학교에서도 얼마든지 활동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학교가 있다. 강원도 양양에 자리 잡은 양양여고(교장 이만영)가 바로 그 곳.
전교생 381명 가운데 30여 명이 4-H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양양여고4-H회(회장 한슬기)는 인문계 학교임에도 불구하고 아기자기한 활동이 곳곳에서 펼쳐진다. 동아리반 형태로 운영되는 4-H회도 그 가운데 하나.

야생화로 아름다운 학교 가꿔

원래 양양여고 하면 떠오르는 말은 풍물패였다. 하지만 현재 양양여고4-H회원들이 공을 들이고 있는 분야는 야생화 가꾸기다. 주로 특별활동 시간과 점심시간을 이용해 물을 주고 잡초도 뽑으며 연중 꽃피는 아름다운 학교를 가꾸어 나간다. 1인 1화분 가꾸기를 통해 개인과제활동으로 야생화를 가꾸는 회원들의 손길이 올해에는 유난히 더 바쁘다. 도교육청에서 지정하는 ‘아름다운 학교 가꾸기 시범학교’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학교 뒤편에 조성된 야생화 단지에는 바위솔, 기린초, 석창포, 비름 등 70여 본의 야생화가 자라고 있다. 대국을 위주로 국화 가꾸기도 회원들의 몫이다. 지난 6월에는 교내에서 야생화전시회를 개최했는데, 학교 운영위원과 학부모는 물론 인근 학교 학생과 선생님들도 찾아와 반응이 너무 좋았고, 4-H에 대해 잘 몰랐던 학생들도 관심을 갖게 되었단다. 또 방치되어 있던 학교 공터와 화단을 목화 단지로 새롭게 꾸며 학습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기도 하다. 회원들이 직접 퇴비와 흙을 섞어 목화씨를 파종하고 개인당 화분 두 개씩 맡아

<이찬행 선생님으로부터 야생화 심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
표찰을 만들고 책임 관리하고 있다.
올해 초 양양여고로 자리를 옮긴 이찬행 지도교사는 “회원들에게 농촌에 대한 관심과 자연사랑의 정신을 일깨워주고 싶다”며 “사물놀이뿐만 아니라 야생화를 가꾸는데 보다 중점을 둘 계획”이라고 말한다. 인문계 학교의 특성상 동아리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려면 학부모의 관심과 지원을 이끌어낼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올해 처음으로 학부모 원예교실도 열게 됐다. 생활원예와 난 기르기 이론교육 및 실습을 통해 회원들의 4-H활동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고자 했는데, 앞으로도 계속 추진할 계획이다.

지역 명물 ‘청성풍물패’

풍물활동 역시 양양여고에서 빼놓을 수 없는 활동이다. 19명으로 구성된 ‘청성풍물패’는 이미 강원도 내에서는 아는 사람은 다 알 정도로 지역 명물이다. 평소에는 전일제 특별활동 시간을 이용해 두 시간씩 연습을 한다. 특히 대회 출전이나 현산문화제, 송이축제, 정월대보름해맞이 축제 등 지역축제를 앞두고는 따로 연습실을 빌려 양양고등학교와 연합해서 호흡을 맞춘다. 올해에는 도 국악경연대회 농악 및 사물놀이 부문에서 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문화적 혜택이 적은 농촌 아이들에게 4-H활동은 좋은 기회”라는 이 지도교사는 “특히 도시체험활동이나 문화행사에 참가한 회원들은 자발적인 참여도가 높고 의욕이 앞선다”고 말한다. 올해 신입회원 선발은 선배 학생들에게 맡겼는데, 4-H홍보도 열심히 하고 환영회도 스스로 준비하는 등 오히려 알아서 척척 하는 모습이 믿음직스러웠다고. 야생화 가꾸기나 풍물활동이나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튼실한 활동을 온몸으로 실천하는 양양여고4-H회원들의 굵은 땀방울이 가을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미니인터뷰
이 만 영 교장
“‘힘써 배워 날로 새로워지자’라는 교훈을 바탕으로 참된 인간을 길러내는데 4-H회가 많은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회원들이 마음껏 활동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
국화 가꾸기에 관심이 많은 이만영 교장은 4-H회원들이 과제활동과 교육을 통해 자연과 농촌을 사랑하고, 아름다운 심성을 갖추는 법을 자연스럽게 터득할 수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지역사회에 헌신하는 훌륭한 일꾼으로 성장할 수 있는 초석을 4-H를 통해 다져 나가길 바란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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