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8-01 격주간 제906호>
[시 론] 4-H와 회의생활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대학4-H연합회가 자체 역량을 개발하고 회원조직을 확대하여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최 영 창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학교 교수)

며칠 전 국회에서는 전국대학4-H연합회가 중심이 되어 ‘청년 미래 비전 토론회’가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처음으로 치르는 행사인 만큼 지도자의 도움을 받긴 했지만, 행사의 전반을 회원들이 주도하여 개최하였다는데 큰 의미를 둘 수 있다.
이번 토론회 준비를 위해 대학4-H연합회에서는 몇 달 전부터 여러 차례 모임과 수많은 회의를 통해 성공적인 행사를 위해 준비를 해왔다. 첫 번째 회의를 통해 토론회 주제를 선정하였고, 지인들에 부탁하여 설문조사를 하고, 이를 토대로 발표 자료를 준비하고, 패널에게 질문할 내용들을 개발하고, 4-H회의 특성을 살린 이벤트를 준비하는 등 회원들은 각자 역할과 책임을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들을 보여줬다. 4-H의 ‘실천으로 배우자’라는 모토를 손수 경험해 본 소중한 기회였다.
4-H회는 과제학습과 더불어 회의생활을 가장 중요한 활동으로 여겨 왔다. 4-H회의 회의는 조직운영 및 관리를 위한 정기회나 임시회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으며, 의회활동의 회의법을 회원들의 회의법에 접목하여 정형화된 회의방법을 숙지함으로써 민주주의 사회 회의의 기본원칙을 익힌다는 취지를 갖고 있다. 다소 엄격하고 정형화된 회의를 통해 안건을 심의하고 의사결정을 하는 일련의 과정을 학습함으로써 회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렇지만, 과제학습의 주제를 정하는 회의에 이러한 의회의 회의법을 적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것이다.
이번 토론회의 회의방법은 전통적인 4-H회의와는 사뭇 다르다. 주제발표자는 자료를 준비하여 청중에게 자신의 주장을 이야기하고, 전문가와 청중 간의 자유토론이 이루어지는 형태로, 회의 형태로 보면 심포지움에 가깝다. 회의는 상황과 목적에 따라 다양한 형태를 띠게 되는데, 원탁회의, 브레인스토밍, 포럼, 패널토의, 세미나 등이 그것이다. 여러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데는 브레인스토밍이 적합하며, 구성원들이 무엇인가 집중적인 작업을 할 때는 원탁회의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서로 의견이 달라 이를 확인하고 이를 비교·분석하기 위해서는 패널토의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최근 4-H회가 과제학습의 주제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고 표방하고 있는 것처럼, 다양한 요구와 상황에 따라 회의방법도 달리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회의의 기본은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경청하며, 여러 대안들을 비교·분석하여 최종적으로 가장 바람직한 대안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현대 사회에서 우리의 청소년들은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다양한 삶의 기술들을 배워야 하는데, 회의나 토론을 통해 학습할 수 있는 역량들은 매우 다양하다. ‘한국4-H활동 기본시책’에서는 덕(德, Heart)에 해당하는 역량으로 의사소통, 협력, 갈등조절, 타인존중, 관계형성 역량 등을 들고 있다. 이런 역량들은 모두가 집단 속에서 개인들이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하며, 대화와 토론을 통해 익힐 수 있는 것들이다.
금년부터 시행중인 ‘제6차 청소년정책 기본계획’에는 청소년들의 시민의식 함양을 위한 다양한 대책들이 포함되어 있다. 여기에는 토론능력 및 선거·정치 참여의식 증진을 위한 체험형 교육을 활성화하고, 다양한 입법체험 활동 및 법치 교육을 활성화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그동안 청소년정책에서 다소 도외시되었던 다양한 토론활동을 교육적 활동을 통해 사회문제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비판적 사고 능력을 배양하여 향후 우리 사회가 보다 성숙한 민주주의를 성취하도록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한국4-H본부가 지난해부터 시작한 ‘전국 학생 모의국회’와 금년 처음으로 진행한 ‘청년 미래 비전 토론회’ 등은 시기적으로나 내용면에서 매우 바람직한 시도인 것이다.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회원들이 다양한 토론문화를 접해보고, 이를 통해 미래 창의·융합적 인재로서 다양한 역량을 개발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함과 더불어, 대학4-H연합회가 스스로 사업을 구상하고 실행하는 자체 역량을 개발하고 회원조직을 확대하여 과거 왕성했던 대학4-H회 선배들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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