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7-15 격주간 제656호>
<4-H교사 이·야·기> 뿌린 대로 거두는 ‘인생의 농부’

<박 수 호>

사람은 모두 자기가 심은 것을 거둔다. 성경 말씀에 “뿌린 대로 거두리라”라는 구절이 있듯이 많이 심으면 많이 거두고 적게 심으면 적게 거두기 마련이며, 심지 않고는 거둘 수가 없다. 또,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불교 용어에 ‘인과응보’라는 말이 있다. 사람이 짓는 선악의 인업(因業)에 따라 과보(果報)가 있다는 뜻이니, 사람이 지은 대로 그 결과 보답을 받는다는 말이다.
인생은 바로 이와 같다. 씨를 뿌리지 않고 훌륭한 결실을 거두기만을 바라는 어리석은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근면과 신용과 성실과 절약과 인내의 씨앗을 뿌리면 번영과 행복의 열매를 거두게 될 것이며, 거짓과 게으름과 허영과 낭비와 무책임의 씨앗을 심으면 불행과 파멸의 낙엽만이 떨어질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10여 년 전 경상남도 남해에서 학교4-H회를 처음으로 조직하여 활동하기 시작했을 때 학생들에게 4-H이념과 함께 심어주고 싶었던 생각이다. 쌀 한 톨을 거두기 위하여 여든여덟 번 땀을 흘리는 농부처럼 각자의 희망찬 미래를 위해 성실하고 근면하게 생활하는 습관을 길러주고 싶었던 것이다.
그래서 처음으로 했던 과제이수가 학교 화단을 이용한 꽃동산 가꾸기였다. ‘뿌린 대로 거둔다’는 만고불변의 진리에 ‘작물은 농부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자란다’는 것을 보태어, 온갖 정성과 노력으로 보살피면 훌륭한 꽃을 피울 수 있음을 체험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그 체험을 바탕으로 자기의 삶을 항상 땀으로 갈고 정성으로 씨앗을 뿌려 부지런히 보살피며 개척해 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이 생각은 10여 년간 학교4-H회 지도교사 생활을 해오고 있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 오히려 거기서 더 나아가, 씨앗을 뿌렸다고 바로 결실을 보는 것이 아니며 결실을 보려면 많은 시간과 정성이 필요하고, 힘든 것을 참고 기다리며 닥쳐오는 좌절과 고통 속에서도 또다시 의연히 일어서야 하는 것이 자연의 섭리요, 세상을 살아가는 이치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동안 네 학교의 4-H회를 새로이 조직하고 지도하면서 꽃동산 가꾸기, 쓰레기분리수거 봉사활동, 텃밭 가꾸기, 풍물전수활동, 국화 기르기, 야생화 기르기, 천연염색, 도예체험활동 등 많은 과제활동들을 해 왔지만, 정작 학생들에게 가르쳐주고 익히게 했던 것들은 앞에서 말한 이것이 전부다.
올해 또다시 진주고등학교에 새로 부임하여 80여 년의 오랜 학교 역사상 처음으로 4-H회를 조직해 야생화·국화 기르기와 풍물계승활동, 도예체험활동과제를 전개하고 있다. 이들에게도 변함없이 봄에 땅 갈고 씨앗을 뿌려 김매고 거름 주고 잡초를 뽑으면서, 닥쳐오는 홍수와 가뭄에도 좌절하지 않는 농부의 정성과 인내, 자연의 섭리와 삶의 이치를 가르칠 것이다. 그들이 훗날 아름답고 훌륭한 삶의 열매를 거두기를 기대하면서.
끝으로 그동안 나를 믿고 따라 준 수많은 4-H회원 학생들, 함께 활동하면서 늘 격려해 주시고 도와주신 동료 교사들, 진주시 농정기획과 4-H 관계자, 경상남도농업기술원 관계자, 경상남도와 진주시4-H지도교사협의회 선생님들께 감사를 드린다.
 〈경남 진주시 진주고등학교4-H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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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직순 열심으로 활동하시는 박수호 부회장님 너무 아름답습니다 [2007-08-03 오후 12: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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