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1-15 격주간 제893호>
[지도자 탐방] 60여 년 함께 한 4-H, 삶의 동반자가 되다

지 용 석 회장 (경북 김천시4-H본부)

4-H를 통해 만나 8-H를 이룬 지용석 회장(좌)과 부인 김금숙 씨. 두 사람은 지난 50여년 간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반려자요 동반자로 지내오며 어렵거나 행복한 시간들을 언제나 함께 해 왔다.


온 국민이 끼니를 걱정해야만 했던 1960년대. 잘 살아보자는 의지를 불태우며 문을 두드린 4-H. 중학생 지용석이 만난 4-H는 60여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삶의 동반자가 되었다.
“1962년 중학교 재학시절에 남곡4-H구락부에 가입해 1969년 군 입대 전까지 4-H활동에 열심히 참여했습니다. 형편이 어려워 학교에 가지 못했던 아이들에게 학교였고 희망이었던 4-H. 저 또한 힘든 상황을 포기하지 않고 배움을 넓히기 위해 4-H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죠.”
4-H이념을 몸소 실천하며 영농에 꿈을 품고 과제활동과 한미재단에서 각종 교육을 수료하는 등 군 입대 전까지 왕성한 활성을 펼친 지용석 김천시4-H본부 회장(72·경북 김천시 남곡길). 이 시기에 그는 또 다른 동반자를 만나게 된다. 4-H와는 다른 의미로 서로에 힘이 되어주는 동반자이자 반려자요 한 평생 함께할 것을 약속한 부인 김금숙 씨(72)를 만난 것이다.
“교육을 위해 이동하는 버스를 함께 타게 되었어요. 그때 우연치 않게 남편의 손을 보게 되었죠. 그때 버스에서 보았단 굳은살 가득한 손을 아직도 잊지를 못해요.”
지용석 회장의 청혼을 받은 그녀는 그때 보았던 그의 손을 떠올렸다. 열심히 살아 온 것을 증명하듯 굳은살 가득했던 손. 그 손이 이 사람과 함께하면 어떤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함께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이 되어 청혼을 받아 들였고 그 믿음은 현실이 되었다.
“자식에게는 가난을 물려주지 말자는 마음가짐으로 잠을 잘 때 빼고는 손에 흙이 묻지 않는 날이 없었습니다. 힘들었지만 시간이 흐르고 땀방울이 쌓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굳게 믿었습니다.”
그간의 노력은 배신하지 않았고 8-H부부는 현재 자녀와 함께 약 1,000㎡ 농장‘용석이네 과일촌’에서 자두와 포도를 재배하고 있다.

4-H를 잊지 못한 8-H부부

군 제대 후 결혼에 골인한 8-H부부는 청소년 시절을 함께한 4-H를 잊지 못했다. 지용석 회장은 4-H동지들을 모으기 시작했고 그의 신혼집에서 밤마다 머리를 맞대고 4-H정신을 잇기 위한 열띤 토론을 벌였다. 그리고 그 옆에는 부인 김금숙 씨가 항상 함께 했다.
지용석 회장은 1989년 금릉군4-H연맹 창립 추진 위원회를 결성하고 관내 4-H인들의 뜻을 합해 300여명의 금릉군4-H연맹을 창립했다. 또 1990년대 시군통합에 따라 김천시4-H연맹과 금릉군4-H연맹을 원만히 통합시켰다. 4-H후원회가 본부로 통합하는 시기에 맞춰서는 4-H동지들과 뜻을 모아 연맹을 재정비해 2001년 2월 김천시4-H후원회와 김천시4-H연맹을 전국 처음으로 시군4-H본부인 김천시4-H본부로 통합했다.
지용석 회장은 김천시4-H본부를 결성하고 초대 부회장을 역임하면서는 내실화에 노력했다. 회원 영입과 화합을 위한 읍면 야간순회활동을 펼쳤고 4-H후원기금 확보를 위해 발로 뛰면서 기금을 확보해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4-H후원사업과 청소년을 육성하는 본부가 되도록 힘썼다.
그는 2016년 김천시4-H본부 회장이 돼서도 영농후계세대와 후배4-H회원 육성에 대한 열정은 식을 줄을 몰랐다.
행동하는 지도자 지용석 회장은 지도자들과 야영교육을 비롯해 다양한 교육과 행사에 참석해 후배들과 소통하고 고민 상담을 해주는 등 청년농업인4-H회원들의 영농정착의지를 다져주고 사기진작을 위해 노력했다. 회원들이 공동과제포를 운영할 수 있도록 휴경지를 알선하여 회원들이 기금조성과 과제를 이수하는데 후원을 아끼지 않았고 매년 관내 학생4-H회원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이처럼 4-H를 위해 한평생을 살아왔지만 그저 유년시절 4-H를 통해 배운 것을 실천하는 것 뿐 이라고 담담히 말을 전하는 지용석 회장. 그 말에서 4-H정신을 바로 실천하는 진정한 지도자의 모습을 볼 수 있었고 그 훈훈함이 기자의 마음을 그 어느 때보다 따뜻함으로 가득 채웠다.
 〈배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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