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2-01 격주간 제890호>
[전남 사이버백일장 중등부 최우수작] 4-H의 교훈
원 시 연 (전남 나주 세지중학교4-H회)

초등학교 때부터 봉사동아리에 들어가 정기적으로 봉사를 했던 나는 중학생이 되어서는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 때문에 봉사관련 뿐만 아니라 다른 어느 것에도 관심을 두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다.
하지만 내 다짐과는 달리 ‘4-H’라는 청소년단체를 알게 되었고 결국 나는 1학년 때부터 4-H회원이 되어 활동하게 되었는데 선생님께서 지(智 Head), 덕(德 Heart), 노(勞 Hands), 체(體 Health)의 실천을 통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찾고 주변을 더 아름답게 만들 거야”라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우리들은 선생님과 함께 교내 텃밭에 야채와 과일을 가꾸고, 벼화분 재배, 4-H캠프 등에 참가하면서 자연스럽게 자연과 친구가 되고 협동과 배려를 경험하게 되었다.
내게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은 4-H 진로나침반캠프였다. 이 캠프에서는 다른 학교 학생들과 조를 만들고 조원들과 친선게임도 하고 미션수행활동도 하였다. 그 덕분에 조원들과 꽤 친해질 수 있었다. 매일 숙소에서는 그날 일어났던 일들을 친구들과 재잘재잘 얘기 나누며 늦은 밤에야 잠이 들곤 했다. 지하철을 타고 조별 미션을 수행하러 갔을 때의 일이다. 대학생 오빠와 언니들에게 인터뷰하기, 이태원에서 외국인에게 4-H에 대해서 설명하고 배지 나눠주기, 서점에 들러 책을 사서 정해진 지역까지 도착을 하는 미션 등이 있었다.
미션을 수행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조원들 간의 협동이었다. 서점에서 각자 떨어져 책을 찾고 미션을 수행한 후 서점 입구에서 모이기로 한 우리는 조원들 중 한 명이 오지 않아 조장은 조원을 찾기 위해 서점을 헤맸고, 그 다음 미션 장소로 제시간 안에 모여야 했던 우리들은 조장과 조원 친구가 엇갈렸을까 봐 초조해 했지만 우여곡절 끝에 조원들을 만나 허둥지둥 달려 미션 장소에 도착해 다음 미션을 겨우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서점에서 미션을 수행하면서 조원들 사이에 미묘한 불안과 갈등이 있었기에 가장 인상적이고 어려웠던 미션이 아니었던가 싶다. 이후 마지막 날 2박 3일 동안의 활동을 조별로 발표하고 4-H캠프를 마무리 했는데, 나주 세지면에서 낯선 서울에 올라와 어느 누구의 도움 없이 오로지 우리들의 힘으로 미션을 수행하고 성공하는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던 이 캠프가 나의 성장에 큰 힘이 된 것 같다. 다음에 또 기회가 주어진다면 꼭 캠프에 다시 참가하고 싶다.
우리들은 학교 벼 실습장에 벼를 재배하였다. 4-H회원들이 모여 화분에 볍씨를 심고 자라는 벼의 변화하는 모습을 관찰하면서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씩 성장 과정을 기록했다. 무더운 날씨에 밖에 나가 관찰내용을 쓸 생각을 하니 처음에는 귀찮았다.
그러나 하루가 다르게 자라나는 벼의 변화를 관찰하고 기록하다보니 네 달 동안 우리들의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자란 벼는 어느새 수확할 수 있도록 쑤욱 자라 있었다. 통통하고 튼실한 황금 벼로 자란 걸 보니 나도 모르게 뿌듯하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농부들은 이른 새벽부터 온갖 정성과 피땀으로 농사를 짓고 그렇게 수확된 농산물을 우리들이 먹고 있다고 생각하니 너무나 감사하고 대단했다.
나는 4-H활동을 통해 ‘협동과 믿음 그리고 갈등’을 배웠다. 서로를 믿어야 갈등도 덜 생기고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속담이 있듯이 아무리 쉬운 일도 함께 협력하고 머리를 맞대면 쉽게 해결할 수 있다는 진리를 새삼 깨닫게 되었다. 또한 갈등도 경험해 봐야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것도 말이다. 모든 것이 귀찮던 나에게 관찰기록 활동은 부지런함을 주었고, 벼가 성장해 가는 그동안의 기록들을 살펴보며 보람을 느꼈다.
4-H는 나에게 ‘협동, 믿음, 갈등, 부지런함 그리고 보람’이라는 큰 선물을 주었다. 나는 이 선물들을 지켜나갈 것이며 4-H회원으로서 건강하고 성실한 이 나라의 주역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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