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2-15 격주간 제871호>
원로지도자의 4-H이야기 ‘만경(萬頃)’ (49)

미래 4-H를 위한 만경과의 대화 〈3〉

연포(燕浦) 강 건 주 (한국4-H본부 고문)

편집자 주 : 한국4-H의 현주소와 미래를 향한 도전을 주제로 하여 3회분 연재를 끝으로 총 49회에 걸친 원로 만경과 함께 한 여정을 마무리하게 됐습니다. 지난 2년간 본 칼럼을 통해 흥미진진한 ‘4-H 이야기’를 전해주신 강건주 님께 감사드립니다.

Q. 글로벌4-H 발전을 위한 한국4-H본부의 협력과 지원방법에 대해 말씀 부탁합니다.
A. 질문에 앞서 대학4-H에 대해 좀 언급하겠어요. 여러 인쇄물에 대학4-H회, 대학4-H연구회, 대학4-H동문회 등으로 기재되어 있는데 사실 좀 헷갈립니다. 대학4-H연구회원들은 심도 있는 현장 분석과 평가, 4-H회원의 필수요건인 과제활동 지도와 기술적 측면 등에 대한 건의와 분석 및 보고 발표회 등을 개최해 우리 4-H운동에 공헌한 바가 컸지요. 이들은 학문적 엘리트 집단으로서 학술적인 활동을 주목적으로 하는 4-H적 조직체이지 4-H회 회원이 아닌 것이에요. 4-H사업과 4-H의 미래지향적 방향을 제시하는 것으로, 4-H회라 하면 모순된 표현이라 봐요.
질문의 본론에 들어갑시다. 4-H운동의 국제공동체 구상은 제2차 세계대전 종식 이후부터 강력히 발의된 사항이에요. 비참하게 파괴된 여러 나라들의 전후 복구를 위해 지속적으로 제기된 미국의 해외원조사업과 UN/FAO, 미국 National 4-H Council 등이 세계적 대기업들의 재정적 후원을 얻어 수차례 실행에 옮기려 했으나 거듭된 세계 정치적 변동과 미국의 대외원조 실패 등으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죠. 그러다가 2007년 서울에서 개최된 국제4-H전문지도자 워크숍 회의석상에서 참가국들 발의에 의해 2012년 아시아4-H네트워크가 발족됐고, 이어서 2014년 세계 초유의 4-H 글로벌 집단체로서 글로벌4-H네트워크가 성대히 발족되었죠. 앞으로 미국 4-H Council의 노력에 의해 미국 내 굴지의 대기업뿐만 아니라 경제 선진국의 민·관 재정적 지원을 얻어 4-H지원사업을 전개할 것으로 기대돼요. 글로벌4-H네트워크의 최우선 목적은 세계 4-H활동조직의 확산과 청소년들 삶의 가치 향상을 위한 실천적 사회교육 활동지원이라 하겠어요. 지구 한쪽에선 반원시적 생활을 하며 기아와 빈곤, 종교분쟁 등에 시달리고 있어요. 검은 대륙 아프리카의 경우 민족과 종교가 다양해 갈등이 심하고, 대륙 인구의 23%가 평균 이하의 영양섭취로 버티고 있어요. 또한 전체 인구 대비 30세 이하 연령층이 63%로 구성되어 있는 동시에 15~25세 청소년층의 실업률은 평균 27%로 취약한 실상을 2010년 UN통계에서 찾아볼 수 있어요. 이외에도 중동, 중남미 33개국 중 현재 10개국이 4-H운동 또는 이와 유사한 청소년교육운동을 전개하고 있어요. 유럽은  27개국 중 23개국이 4개 지역별로 조직 구성된 Rural Youth European Regional Network로 글로벌4-H네트워크에 가입하여 아프리카와 중동의 농촌청소년클럽 지원사업도 전개하고 있는 중이에요. 아시아4-H네트워크 가입국 중 한국, 대만, 태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회원국들은 아직도 저개발국에 속해 우리 4-H본부의 아시아권 지원에 많은 어려움이 있어요.
이에 필요한 것이 첫째가 국내 조달 지원 자원 조성이겠고요. 둘째가 현재 아시아4-H네트워크 사무국을 대만4건회협회와의 긴밀한 업무 협조를 통해 아시아·태평양권 4-H 기술지도를 어떻게 전개하느냐하는 점이에요.
우선적으로 진행해야 될 업무는 사업의 효율성을 위해 회원국들 각자 4-H 대표권 자격자와 기관 지명을 정하도록 요청해야 합니다. 그리고 해당 회원국의 정부 및 사회 측면에서 4-H클럽 운동을 국가적으로 정식 도입할 수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즉 4-H 도입에 기꺼이 찬성하는가 하는 질문입니다. 왜냐하면 과거 1950년대 초 극동아시아 지역 15개국이 미국의 경제원조를 받던 시절에는 4-H 도입을 암묵적으로 수락하였으나 베트남 전쟁으로 말미암아 흐지부지 되었다가 2000년대부터 다시 4-H를 ‘자의반 타의반’으로 전개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까닭에 이런 후진국들에 대한 4-H운동 접근은 쉬운 일이 아니지요. 신중한 종합적 연구와 프로세스로 접근해야 합니다.
다음으로 한국4-H본부는 외무부(해외 경제협력주무기관인 KOICA)와 긴밀히 협의하여 4-H국제협력사업에 재정적 지원을 요청하고 아시아4-H네트워크를 통한 4-H 지도국으로서의 면모를 다지길 바랍니다. 한 가지 더 첨언할 것은 4~5년 전부터 실행하고 있는 4-H연합회원들의 동남아시아 4-H봉사활동은 효과성 측면에서 재고가 필요해 보입니다. 우리가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로 뻗는 미래지향적 4-H운동으로 나아가기 위해 선도적 역할을 수행하지 않으면 언제든 시대에 뒤쳐지고 침체될 수 있다는 점을 항상 유념해야 됩니다. 〈최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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