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9-15 격주간 제861호>
[영농현장] 함께 성장하는 공동체를 제공해준 나의 쉼터, 4-H!

지 준 호 회원 (충남 서산시4-H연합회장)

훤칠한 키, 잘생긴 외모, 농업과는 어울리지 않는 기럭지의 소유자, 지준호 서산시4-H연합회장(충청남도 서산시 대산읍)을 본 기자의 첫 이미지다.
훤칠한 키의 비결을 물었더니, 학창시절 배구를 하며 진로를 준비했었다고 한다. 특히 뛰어난 운동신경과 왼손잡이라는 희소성 때문에 학창시절 계속해서 선발로 출전할 수 있었고, 중학교 때 전국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고. 그러다 고등학교 시절, 갑작스런 사유로 배구를 그만두게 되면서 어려움이 많았단다.
지금은 “인생에서 배구를 멈추었던 것보다 큰 어려움은 없었을 거예요”라고 웃으며 이야기 하지만, 그 마음은 어떨까 싶었다. 배구를 그만두고 대학에 입학했지만, 맞지 않다고 생각이 들어 대학교 1학년 때 휴학하고 군대에 입대했다. 2년간의 군 생활은 인생의 진로를 충분히 고민하는 시간을 제공해주었다.
다시 대학에 들어가 공부를 하기에는 자신과 맞지 않는 것 같았고, 다시 운동을 할 수도 없었다. 군대에서 특유의 성실함을 인정받아 군인을 하라는 주변의 권유도 많았다.
많은 고민 끝에 그가 선택한 것은 ‘농업’이었다. 어려서부터 부모님이 하던 일을 보고 도와드렸던 농업은 어쩌면 그의 자연스러운 선택이기도 했다. 농업을 선택하기까지 어려움이 있었지만 농업을 선택하고 나서는 자신과 가장 잘 맞는 일을 선택한 것 같다는 그는 현재는 한우 80두, 조사료 30ha를 하고 있다.
부모님과 함께 농사를 짓지만, 부모님의 방식이 아닌 새로운 방식을 접목하고자 한우에 대해 공부하고 배워가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그 노력의 결실일까. 얼마전에는 농촌진흥청 축산과학원으로부터 현장명예연구관으로 위촉돼 활동중이기도 하다. 또한 더욱 질 좋은 풀 사료 생산을 위해 농업회사법인도 설립해서 운영하고 있다.
농업에 대한 배움이 커 현재는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농학과를 진학하여 학업에도 매진하고 있다. 바쁜 영농으로 수업을 듣고 과제를 제출하는 일이 여간 힘든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은 특유의 성실함과 농업 지식에 대한 열망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 아닌가 싶다.
농업이 자신의 적성과 맞는 활동이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어려운 부분이 존재했다. 그것은 바로 ‘인적 네트워크’였다. 자신과 비슷한 일을 하고 있는 또래 친구가 없는 것이 힘들다고 한다.
그러던 중 2011년 지인의 소개로 참여한 4-H활동은 마음의 부족함을 채워주기에 더할 나위 없었다고.
4-H활동을 통해 비슷한 연령대의 청년들을 만난 것은 최고의 기쁨이란다. 자신이 농업에 대해 가지고 있는 고민들을 이전 친구들과는 공통점이 없어서 나누지 못했지만, 함께 농업을 하며 서로의 고민을 이야기할 수 있는 공동체를 만난 것은 농업을 하며 발생하는 여러 문제들을 이겨낼 수 있는 큰 원동력을 제공해준다고 전한 그는 현재 서산시4-H연합회 회장과 함께 한국4-H중앙연합회 사무국장으로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그렇게 열심히 활동을 해서 일까. 하늘에서도 4-H활동을 열심히 하는 지준호 회원에게 큰 선물을 주었다. 바로 인생의 반려자였다. 강원도에서 버섯농사를 짓는 박혜원 회원을 만나 지난 9월 10일 화촉을 올려 ‘8-H’를 완성했다. 신혼여행지에서 읽게 될 이 기사가 자그만 결혼 선물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
농업을 통해 더욱 이루고 싶고 성장하고 싶은 열망이 많은 지준호 회원이 대한민국의 농업을 이끌 대들보로 성장해가길 기대해본다. 〈김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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