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9-01 격주간 제860호>
[영농현장] 해외농업시장 개척 꿈꾸는 ‘지평선 한우’ 청년농업인
고 보 민 회원 (전라북도4-H연합회 사업국장)

“마흔 살이 되기 전에 한우 사육규모를 지금보다 세 배는 늘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국내에서 어느 정도 기반이 잡히면 해외농업시장 개척에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
갓 서른 된 청년농업인은 풋풋하면서도 마음씨 착한 이웃집 청년 인상이었다. 그러면서도 자신만의 농사 철학과 포부를 이야기 할 때면 평소 생각들을 거침없이 풀어냈다. 주인공은 전라북도 김제에서 한우를 키우고 있는 4-H청년농업인 고보민 회원(30·전북 김제시 금산면 용호길 392)이다.
전라북도4-H연합회 사업국장을 맡고 있는 고 회원이 사육하고 있는 한우는 500여 마리. 30개월 정도 자라면 연간 120여 마리가 ‘지평선 한우’ 브랜드를 달고 출하된다. 그의 농가는 농협중앙회 한우개량사업소에서 관리하는 한우후대검정농가로 선정됐다. 검정 성적이 우수하게 나오면 전국 한우농가에 보급될 수 있는 보증씨 수소 자격을 갖게 된다. HACCP, 무항생제 인증을 받고 대한민국 스타팜농장에도 선정돼 소비자에서 신뢰받는 농축산물을 생산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축사 관리는 세 동에 나뉘어 이뤄진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1농장, 2농장, 3농장’ 이런 식이다. 제일 규모가 큰 제1농장은 부모님이 돌보고, 나머지 축사 두 군데는 고 회원이 도맡아 관리한다.
축사가 떨어져 있어서 불편하지 않느냐고 묻자, 먼 거리는 아니라서 큰 불편함은 없지만 축사를 신축하거나 증·개축 하려면 환경문제 때문에 인·허가 받기가 어렵고, 그런 이유로 규모화 역시 쉽지 않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재작년에 아버지께 축사를 새로 구입해서 독립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더니, 아버지가 그 다음날 바로 계약하고 사주셨어요. 알고 보니 잘 아는 분이 팔려고 내놓은 물건이 있었는데 아버지도 살 생각을 하고 계셨던 거죠.”
그렇게 해서 제3농장은 작년 2월 소를 입식해 고 회원의 철저한 관리를 받고 있다. 매일 아침 축사 세 곳을 쭉 돌면서 사료 주는 일은 그의 몫이다. TMR 배합기를 이용해 조사료와 영양소가 골고루 든 10여 가지 원료를 배합해서 만든 자가배합사료(TMR : Total Mixed Ration)를 먹여 균형 있는 영양관리도 세심하게 돌본다.
6시간 간격으로 하루 네 번 축사를 소독하면서 위생관리에도 철저하다. 자동화설비를 갖춰 놓아 소독약품에 EM균을 첨가해 안개처럼 분무되는 방식이다.
고등학교 땐 농업에 관심도 없고, 1년에 한두 번 부모님을 도와주던 평범한 학생이었던 고보민 회원. 아버지의 권유로 한국농수산대를 진학하고서 농업에 눈을 뜨고 관심을 갖게 됐다. 김제시한우협회장을 맡고 있는 아버지 고상현 씨는 그의 훌륭한 멘토가 됐다. 학교에서 배운 지식을 실제 적용해보고, 궁금증이 생기면 아버지에게 물어서 해결했다.
한국농수산대 졸업을 앞둔 연말, 고 회원은 졸업예정자들이 김제 지역 농가일손돕기에 참여하면서 4-H회원으로 가입해 활동을 시작했다. 지난해 김제시4-H연합회장을 맡아 정체돼 있는 지역 4-H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매년 어버이날이 되면 요양원, 사회복지시설, 양로원 등을 방문해 봉사활동을 한다. 김제시4-H연합회가 작년부터 다른 단체와 연계하여 ‘사랑의 국밥’ 행사에 팔을 걷고 나선 것. 트럭에 국밥을 싣고 어려운 이웃들을 찾아가서 국밥 서빙, 설거지는 물론 뒷정리 청소까지 김제시4-H연합회 청년농업인들이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고 해냈다.
농장의 규모화에 그치지 않고 해외농업시장 개척에 도전하는 고보민 회원의 열정에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정동욱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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