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4-01 격주간 제850호>
[영농현장] 농업과 4-H에서 꿈을 찾은 철부지 도시소녀

박 혜 원 회원 (한국4-H중앙연합회 여부회장 당선자)

인체에 가장 적합한 기압상태로 생체리듬에 가장 좋다는 700고지 평창군. 여기에서 최고품질의 표고버섯을 생산하고 있는 박혜원 회원(29·강원도 평창군 용평면 도사길)을 만났다. 한국4-H중앙연합회 여부회장으로 당선될 만큼 왕성하게 4-H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그는 농장관리에도 결코 소홀함이 없었다.
“제가 귀농해 처음 농장에 왔을 때는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었어요. 사업은 확대되는데다가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고 고객관리나 판매관리도 엉망이었어요.”
박 회원이 귀농해 농장 일에 합류하면서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졌다. 농장 이름은 ‘농업회사법인 평창사람들’이 운영하는 ‘노아농장.’ 박 회원의 어머니인 나경희(59)씨가 대표를 맡고 있다. 시설하우스 10동 3만3000㎡에서 품질 좋은 표고버섯을 연간 130~150t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1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태어날 때부터 도시에 살다 귀농

박 회원은 농업과 농촌에 대해서 전혀 무지한 철부지 도시소녀였다. 경기도 과천에서 태어나 대학을 졸업하고 평창으로 오기까지 25년을 도시에서 살았다. 고등학교도 야간자율학습이 없고 교복을 안 입어도 된다는 말에 천주교 재단에서 운영하는 기숙형학교에 들어갔다. 그 영향으로 대학에서는 청소년복지학을 전공했다.
노아농장은 박 회원의 모친인 나경희 대표가 2011년에 설립했다. 나 대표 또한 농업과 농촌에 문외한이었다. 평창에 연고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농장에서 생산된 표고를 판매만 하는 역할을 맡고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런데 ‘사기’를 당한 거였다고 한다. 평창에 내려가 2014년까지 열심히 일했지만 힘에 부쳤다. 이때 대학을 갓 졸업한 박 회원에게 같이 농장을 운영하자는 제안을 하기에 이른다.
“엄마가 거의 사업을 접으려고 했어요. 제가 귀농을 하면 농장을 계속할 거고, 그렇지 않으면 그만두시겠다는 거에요.”
박 회원이 농장에 와 보니 법인 서류도 많고, 데이터베이스도 제대로 구축이 안 되어 있었다. 판매대금이 들어왔다 나간 기록조차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았다. 6개월간 오로지 일에만 매달렸다고 한다. 친구도 안 만나고, 그러다 보니 술도 안 마시고, 잠도 덜 자고 오로지 일에만 집중했다.

영농에 활력 불어넣은 4-H활동

“농촌에 젊은이는 없고, 젊은 여성들은 더욱 없고, 열심히 하면 보람이 있을 것 같았어요.” 성실하게 노력한 덕분에 농장운영이 정상적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매일같이 부딪히는 엄마와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잠깐 슬럼프에 빠졌을 때 만난 것이 4-H활동이었다. 4-H활동을 하면서 농업에 대한 철학도 생기고, 동료들로부터 위로도 받았다. 청년농업인4-H회원들과의 교류는 도시 친구들과 다른 공감대를 가질 수 있었다. 사람을 만나고 얘기하는 것이 힘이 됐다. 2014년에 평창군4-H연합회 총무와 강원도4-H연합회 오락부장을 맡았다. 이어 2015년과 2016년에는 강원도4-H연합회 여부회장, 그리고 한국4-H중앙연합회 여부회장에 당선됐다. 자신이 4-H에서 힘을 얻었던 것처럼 중앙연합회 활동을 통해 4-H에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한다.
노아농장은 현재 건표고버섯과 건목이버섯, 표고버섯차, 목이버섯환을 생산하고 있는데, 표고튀김과 표고만두도 생산할 계획을 갖고 있다. 철부지 도시소녀였던 박혜원 회원은 농업과 4-H에서 전혀 예상치 못했던 자신의 꿈을 찾았다. 그리고 더 높이 날아오를 더 큰 날개를 준비하고 있다.
 〈조두현 사무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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