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3-01 격주간 제848호>
[영농현장] “4-H라는 소중한 기회를 후배들에게 잘 물려주겠다”

권 보 성 회원 (경상남도4-H연합회장)

자굴산이 두른 병풍 아래 ‘권블리네 농장’에서 영농의 꿈을 펼쳐가고 있는 권보성 경상남도4-H연합회장(33ㆍ경남 의령군 칠곡면 자굴산로)을 만났다.
“제가 농사를 지을 거라곤 전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라고 말문을 연 권 회장은 울산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졸업 후 2년 정도 직장생활을 이어갔지만, 직장생활에서 비전을 찾긴 힘들었다고 한다.
이렇게 직장생활에 대해 고민하던 중, 경남 의령으로 먼저 귀농하셨던 부친이 “여기서 3개월만 지내면서 나랑 농사를 짓자.”는 말씀에 2011년부터 지금까지 영농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귀농하자마자 부친과 함께 고사리 재배를 시작한 권 회장은 현재 고사리 909㎡와 도라지 455㎡, 옥수수 515㎡에서 청년농업인으로서의 발판을 다져가고 있었다. 하지만 고사리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매스컴에 오르내린 후에는 직거래 판매가 많이 줄어 작년에는 기존 판매량의 반도 판매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고. “고사리가 독소를 갖고 있는 것은 맞지만 아주 미세한 양이고, 삶는 과정에서 독소는 빠져나가며, 소비자는 한 번 삶은 건고사리를 다시 삶아 먹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면서, 소비자들이 고사리에 대한 바른 정보를 가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권 회장은 신소득원을 개발키 위해 귀농 2년차인 2012년부터는 도라지는 즙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365일 같은 맛과 영양을 유지하기 위해 도라지 채를 썰어 건조시켜 사용하고 있으며, 고품질 도라지즙 제조 및 대량생산을 위해 가공허가를 받아 자택 바로 옆에 가공시설을 만들어 본격적인 판매를 준비하고 있다고.
“지금까지는 지인을 대상으로만 판매하고 있었는데, 이제는 블로그를 이용한 인터넷 판매로 판로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농장의 가치를 잘 전달할 수 있는 문구를 정해 상품만 파는 것이 아닌 농업의 가치를 도시민들과 나눌 수 있는 통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며 포부를 밝혔다.
4-H와 인연이 없었던 권 회장은 지난 2011년 의령군농업기술센터에서 교육을 받던 중 당시 박철종 계장의 4-H회 가입권유로 4-H활동을 시작하게 됐단다.
“2013년 경남4-H연합회 체육부장을 처음 맡아 4-H서약을 선창하면서 ‘나의 마음을’을 ‘나의 가슴을’이라고 실수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는 권 회장.
4-H서약을 실수했던 그는 의령군4-H회원들과 함께 한 공동과제포활동, 도 단위 야영교육, 해외연수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리더십과 포용력을 키웠고 그 결과 2014년 경남4-H대상 공로상, 2016년 경남4-H대상 본상과 한국4-H대상 특별상 등을 수상했으며, 제58대 경남4-H연합회장을 맡을 만큼 성장했다.
경남4-H연합회장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는 권 회장은 상대적으로 4-H활동이 약한 지역을 순회하고 임원 월례회의를 통해 회원들과 소통하는 등 4-H활성화 위한 계획을 이야기했다. 또한 회원들은 4-H라는 기회를 후배들에게 물려주고 확대할 수 있도록 선배로서 책임감을 갖고 활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현역회원을 마친 후에는 지역 4-H본부에 가입해 후배들이 지속적으로 지도자의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후배들의 디딤돌이 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끝으로 도4-H연합회장이 된 뒤 가정에 더욱 충실한 모습을 보고 지금처럼 4-H활동을 적극적으로 했으면 좋겠다고 전한 권 회장의 부인 이영인 씨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좌우로 치우치지 않는 균형감을 갖춘 권보성 회장의 앞으로 행보가 더욱 기대됐다.
 〈오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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