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2-01 격주간 제846호>
[영농현장] “더불어 잘 살기 위해서는 연대와 협업이 핵심이죠”
진 세 종 회원 (강원 철원군4-H연합회)

최근 몇 년 사이에 ‘상생(相生)’에 대한 사회적 필요가 대두되는 가운데 ‘사회적 경제’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추세다. 강원도 철원군4-H연합회 진세종 회원(33·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역시 사람의 가치를 우위에 두는 사회적 경제 실현을 위해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저 멀리 북한 땅이 보이는 강원도 철원군에서 진세종 회원을 만나 그의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약 9만5000㎡ 규모의 농지에서 벼, 마, 천년초, 들깨 등을 아버지와 함께 재배하고 있는 진세종 회원은 현재 천년초 초콜릿 식품제조가공시설 및 체험교육장을 준비하고 있다. 오는 3월 개장을 앞두고 있으며 철원군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활용해 따뜻한 차와 함께 어울리는 디저트를 판매할 계획이다. 사실 이곳은 진세종 회원이 추구하는 사회적 경제 실현의 일환으로, 체험교육을 진행함과 동시에 우리 농촌으로 시집 온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직업교육을 실시해 방과 후 유치원이나 학교 등에서 체험교육 강사로 일하며 우리나라와 지역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기회 제공의 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진세종 회원은 철원군 공동체의 브랜드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철원향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프로젝트 이름의 ‘향’에는 철원을 누리고(享), 선물하고(嚮), 고향의 향기를 느끼는 등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철원향 프로젝트의 첫 번째 단계는 뜻을 같이할 농가를 모집하는 것이다. 진세종 회원은 각 농가들이 SNS, 블로그 등을 이용해 홈페이지를 구축하고 결제시스템을 연동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 다음 각 농가들의 홈페이지와 연동되는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 홈페이지를 통해 농가별로 협업하여 꾸러미 상품도 판매할 수 있다. 농가들의 협업이 일정한 수준 이상 원활히 진행되면 더 나아가 지역의 숙박, 레포츠 등 소상공인들도 참여해 직·간접적 마케팅을 할 수 있도록 활성화하는 것이 목표다. 철원향은 강소농 교육발전 학습단체의 프로젝트로 시작됐으며, 처음에 다섯 농가에서 시작해 현재는 스물다섯 농가가 협업하고 있다. 그 중 두 농가에서 홈페이지 구축과 각종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진세종 회원이 4-H회원 및 지역 농업인들과 추진하고 있는 또 하나의 프로젝트는 ‘유전(油田)개발 프로젝트’다. 농업과 유전의 상관관계에 대해 잠시 의아했으나, 그의 재치 넘치는 설명에 이내 손뼉을 쳤다. 흔히 볼 수 있는 들기름은 볶은 들깨로 기름을 추출한다. 그런데 들깨를 볶지 않고 기름을 추출하면 기름의 양은 상대적으로 줄지만 보다 질이 우수하고, 건강에 좋은 들기름을 추출할 수 있다.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문득 프로젝트에 대한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는지 궁금해졌다. 진 회원은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아이디어를 얻고, 기존의 계획들을 더욱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고 했다. 또한 이처럼 다양한 도전을 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4-H활동을 하면서 뜻이 통하는 동지들이 점점 더 늘어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재 철원군의 청년4-H회원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으며, 이들로 인해 철원군에서 농업에 종사하는 인구가 점점 젊어지고 있다고 했다. 또한 부부동반으로 4-H활동에 참여하는 비율도 늘어나고 있으며 추후에 아이들도 꼭 4-H회원으로 가입시키겠다는 이야기들을 많이 한다고.
우리가 익히 들어서 잘 알고 있듯이 4-H운동의 핵심은 과제활동이다. 인생 전반에 걸쳐 진행 중인 프로젝트를 통해 좋은 것을 더욱 좋게 하는 진세종 회원. 진정한 4-H인답다. 〈김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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