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9-01 격주간 제812호>
[영농현장] 얼갈이배추 재배하는 속이 꽉 찬 청년 농업인
설 의 철 회원 (달성군4-H연합회 부회장)

여름 더위의 끝자락에서 얼갈이배추 수확에 땀을 흘리고 있는 설의철 회원(26·대구광역시 달성군 다사읍)을 찾았다. 설의철 회원은 어머니와 얼갈이배추 출하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손발이 척척 맞는 모자(母子)의 모습에서 함께 일한 세월을 읽을 수 있었다.
지난 2007년 다사고등학교를 졸업한 설 회원은, 그해 10월 군에 입대했다. 소위 최전방이라는 강원도 철원에서 군 생활을 잘 마치고 2009년 8월 고향에 돌아와 어머니께서 하고 계시던 얼갈이배추 재배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군대에서의 생활이 적성에 맞아 직업군인의 길도 잠시 생각했던 적이 있으나, 어머니와 같이 일하는 현재가 무척 만족스럽다.”는 설의철 회원에게서 어머니에 대한 애틋함이 드러났다.
설의철 회원은 3300㎡의 경작지로 시작해 현재는 1만3200㎡의 규모로 영농기반을 탄탄히 다졌으며, 친환경 엽채류 재배로 연매출이 2억원에 달한다. 얼갈이배추는 사계절 내내 재배와 수확을 반복하기 때문에 매일 바쁜 일상을 보내지만, 그만큼 회전이 빠르기 때문에 고정적인 수입이 보장되는 장점이 있다고 했다. 얼갈이배추는 인근 매천시장 청과상회에 판매하고 있어 안정적인 판로도 확보하고 있다.
설 회원은 지난 2011년 친환경농업도입과정교육 수료, 2013년에는 후계농업경영인으로 선정됐고, 일본영농체험연수에 참여하기도 했다. 친환경농업도입과정교육을 통해서 소비자가 믿고 먹을 수 있는 농산물 생산에 대해 나름의 기준과 가치관을 세울 수 있었고, 일본영농체험연수를 통해서는 6차 산업으로서의 농업을 앞으로 어떻게 실현해 볼까하는 비전이 생겼다고 했다. 당시 함께 연수에 참여했던 4-H회원들과는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서로의 꿈을 공유하고 응원해주고 있다고 했다.
“일본의 농가에서 3박4일 동안 홈스테이를 하면서 매실 장아찌의 생산, 가공, 판매를 직접 경험할 수 있었어요.”
지난 2010년부터 4-H활동을 시작한 설의철 회원은 2012년부터 달성군4-H연합회 부회장을 맡아 오고 있다. 4-H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물어 보니, 손가락으로 비닐하우스 앞에 설치된 공공 화장실을 가리켰다.
“달성군농업기술센터에서 농업환경개선사업의 일환으로 농지 근처에 화장실을 설치해 준 적이 있었어요. 그때 현지조사를 나오셨던 지도사님께서 저를 보시고 4-H에 대해 설명해 주시고 가입을 권유하셨어요.”
설의철 회원은 달성군4-H연합회원들과 첫 만남이 꽤 인상 깊었다고 했다. 농사일을 하면서 젊은 사람을 찾아볼 수 없었는데, 청년들이 매달 모여서 회의를 하고, 농업과 관련된 정보교류를 하는 모습이 충격이었단다. 또한 청년회원들이 중고등학교 4-H회원들을 대상으로 농심을 교육한다는 사실도 참 신선했다고 회상했다.
선후배 사이가 돈독한 달성군4-H연합회는 매년 5월 청소년의 달 행사, 7월 야영교육, 10월 문화탐방을 학생4-H회원들과 함께 추진하고 있으며, 농한기에는 청년4-H회원 워크숍을 통해 소속감을 키우고 4-H활동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설의철 회원은 대구에는 대구시와 달성군 두 개의 청년4-H회가 있는데, 앞으로 두 연합회가 좀 더 활발하게 교류하고 연합했으면 한다는 바람도 이야기했다.
앞으로 6차 산업의 일환으로 교육농장에 도전해 보고 싶다는 설의철 회원. 인터뷰하는 내내 차근차근 자신의 소신을 밝히는 설 회원에게서 성실함과 겸손함이 묻어났는데, 그 성실과 겸손으로 우리 농업을 지키고, 많은 이들에게 농심을 전파하기를 기대해 본다.
〈김민진 기자 sookook@4-h.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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